한국인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다시 온 러시아 청년을 생각한다
한국인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다시 온 러시아 청년을 생각한다
  • 김진영 기자
  • buyrussia1@gmail.com
  • 승인 2020.02.19 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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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청년이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왔다. 전북 군산경찰서 측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 청년은 아버지를 만났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런 장면 아닌가? 베트남, 필리핀, 그리고 한때 아버지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간 우리 이웃들.

어렵사리 아버지를 만난 그 청년은 군산에서 살다가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머니를 따라간 경우다. 우리나라는 이혼하면 아버지가 자녀를 키우는 게 대다수이지만, 러시아는 그 반대다. 주로 어머니가 자녀 양육을 도맡는다. 그러다보니, 그 청년도 2007년 러시아로 건너갔고 13년이 훌쩍 지났다.

블라디보스토크 아르바트 거리/사진:바이러 자료

 

올해는 한소(러시아)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농어촌 지역으로 러시아권 여성들이 대거 이주해온 지도 벌써 20년쯤 됐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 등으로 러시아로 다시 돌아간 이주여성들도 적지 않을 터인데, 함께 러시아로 간 자녀가 장성해 아버지를 찾아오는 경우가 비단 이 청년 뿐일까 싶다. 

한국말로 '고맙습니다' 대신, 러시아말로 '스빠시바'라고 인사했다는 러시아 청년을 보며 러시아권 결혼이주 세대가 남긴 '국제 결혼'의 후유증을 실감한다. 어디 이 청년뿐이겠는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들의 불행한 결말을 수 없이 듣고 봤지만, 러시아권 이야기라 또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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