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사재기' 시작 - 신종 코로나와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미리 사두자"
러시아에 '사재기' 시작 - 신종 코로나와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미리 사두자"
  • 나타샤 기자
  • buyrussia2@gmail.com
  • 승인 2020.03.16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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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60명 넘자 생필품 부족 악몽 재연 - 슈퍼마켓 일부 선반 비었다
정부, 식품점 폐쇄 소문 확산 차단에 급급 - '유효기간 있다' 합리적 소비 촉구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COVID-19) 확진자가 60명선을 넘어가면서 모스크바 슈퍼마켓의 일부 선반이 텅 비는 등 소위 '사재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생필품 부족상태를 겪었던 러시아인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의 확산으로 슈퍼마켓이 문을 닫는 사태를 우려해 유효기간이 짧은 식료품마저 대량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루블화 가치 하락도 '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상품을 사놓자'는 '사재기' 욕구를 부추긴 것으로 추측된다.

선반이 비어 있는 일부 슈퍼마켓/현지 TV캡처
식표품점 선반이 빈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LENTA.ru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 주말 쇼핑객들이 슈퍼마켓의 식품코너로 몰리면서 일부 마켓의 선반이 빈 채로 발견되기 시작했다. 빈 선반은 '슈퍼마켓이 문을 닫는다'는 루머로 확산되면서 러시아 정부가 서둘러 '사재기 확산' 방지에 나서기도 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 측은 이날 "슈퍼마켓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미리 재고를 확충한 상태"라며 "생필품 부족사태는 없을 것"이라며 사재기 자제를 촉구했다. 또 "일부 선반이 빈 것은, 해당 물품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상품의 선반 진열 주기때문에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과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사재기가 늘었다/현지 TV 캡처

하지만, 신종 코로나 감염 확진자가 하루 10명 단위로 늘어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국방부가 일부 식품 체인을 폐쇄할 것이라는 소문이 모스크바 일원에서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는 즉각 이를 부인하며 "모든 제품에는 유통 기한이 있으니 합리적으로 구매할 것"을 촉구했다. 

신종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유행) 현상으로 러시아에서는 시리얼과 파스타, 통조림 등 식료품, 개인 위생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방역당국은 15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63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63명 가운데 60명이 러시아인, 2명이 중국인, 1명이 이탈리아인이다. 러시아인 60명 중 56명은 유럽을 방문한 뒤 발병했으나, 4명은 러시아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지역별 확진자 수는 모스크바가 33명(미성년자 3명 포함)으로 가장 많고, 상트페테르부르크가 6명이다. 러시아에서도 14일 하루에 신규 확진자가 14명이 나타나는 등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루 확진자 수로는 14명이 지금까지는 최대치다.

모스크바시는 16일부터 관내 초중고 학교에 '자율 등교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외국대사관 산하 220여개 초중고 과정 학교들에게는 16일부터 2주간 휴교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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