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흐탄고프 극장의 '바냐 삼촌' 연극 무대도 취소
러시아 바흐탄고프 극장의 '바냐 삼촌' 연극 무대도 취소
  • 김진영 기자
  • buyrussia1@gmail.com
  • 승인 2020.03.2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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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70주년 기념 해외 초청 공연 사업 무산 - 5월 공연 없던 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선언 이후 4월로 예정된 해외 초청공연은 잇따라 취소됐다.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이한 국립극단은 70주년 기념 해외 초청 공연 2건도 어쩔 수 없이 취소됐다고 18일 밝혔다.

그 중 하나가 러시아 바흐탄고프 극장의 ‘자쟈 바냐(바냐 삼촌)’다. '바냐 삼촌'은 '갈매기' '벚꽃동산' '세자매' 등과 함께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 유학파 출신의 전훈 연출 등이 여러 차례 무대에 올린 '바냐 삼촌'(국내에서는 '바냐 아저씨'로 번역)이지만, 러시아 정통 연극 무대는 국내서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는 5월 28~3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러시아 정통 스타일의 '바냐 삼촌' 공연을 만나는가 했더니, 없던 일이 됐다.

'바냐 삼촌'의 러시아 공연 모습/유튜브 캡처 

'바냐 삼촌'은 체호프가 1889년에 집필한 작품 '숲속의 정령'을 각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20여명의 등장인물들을 단촐하게(9명) 줄이고,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숲속의 정령'이 자살하는 부분을 '바냐 삼촌'의 살인 미수로 바꿔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바냐 삼촌'은, 주인공 '바냐'가 죽은 누이동생의 남편인 세레브랴코프 교수를 위해 누이동생의 딸 소냐와 함께 매부의 시골 토지를 지키며 살고 있는데, 은퇴한 매부가 돌아오면서 겪는 삶의 이야기다. 매부와 함께 온 젊고 아름다운 두번째 처를 연모하고, 처는 철학적인 시골 의사를 마음에 두는 등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

무엇보다 지식인 출신의 매부를 가까이서 보니 '어리석은 속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감에 빠져 그를 죽이려고 하는데.. 시골 영지에서 일어나는 도시와 시골 사람들간의 인간적 갈등을 통해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엿볼 수 있다는 평이다.

러시아 바흐탄고프 극장(위로부터 홈페이지, 극장 내외부)/홈페이지 캡처

국립극단 측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출입국 문제 등 공연 준비에 어려움이 많은 데다 공연단 및 스태프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양측이 공연 취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립극단 70주년을 맞아 국내 프로덕션 작품과 더불어 우수한 해외 작품 2편을 국내 관객에 소개할 계획이었으나 안타깝게 됐다"며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 공연예술계가 활기를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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