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리인하 흐름에도 러시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까닭?
세계적인 금리인하 흐름에도 러시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까닭?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3.21 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일 루블화의 심각한 환율 불안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동결을 택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된 기준금리의 인하 흐름을 끊는 '금리 동결 결정'은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가 화급히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통화정책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동결/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6%로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금리 결정을 알리는 보도문을 통해 "2~3월 국내외 정세가 중앙은행이 전망한 당초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과 국제유가의 폭락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초 기준금리를 연 6%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중반 이후 무려 여섯번째 인하 조치였다. 기준금리도 지난해 6월 7.75%에서 6%로 1.75%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번 금리 동결 조치는 1차적으로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인플레 요인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은 "물가 흐름이 올해 인플레율이 목표치(4%)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이유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루블화가 달러당 80루블에 근접하면서 일부 공산품과 생필품 가격이 1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자제품과 식품, 생필품 수요가 매장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기자회견에 나선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현지 TV 캡처

정기이사회가 열리기 전날까지만 해도 환율 폭등(루블화 가치하락)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이 기준금리 결정 뒤에 열릴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소문'으로 그쳤다. 다행히 국제유가 반등 → 루블화 가치 상승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그러나 인플레율 변동 상황과 경제 성장 전망, 국내외 금융시장 반응 등을 고려한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루블화가 달러당 80루블 선을 훌쩍 넘어설 경우, 금리인상을 통한 루블화 안정에 나설 것이라는 뜻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