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강제적 '1주일간 집에 처박히기' 대책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를 잡을까?
반강제적 '1주일간 집에 처박히기' 대책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를 잡을까?
  • 이진희 기자
  • 승인 2020.03.27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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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내주 '임시 공휴일' 지정, 전국민에 '집안에 머물라' 요청
모스크바는 1주일간 레스토랑 카페까지 휴업령 - 도시 기능 멈출 듯

러시아 모스크바는 이번 주말부터 열흘 가까이 도시 기능이 거의 멈춰설 전망이다. 그 사이 1천만명이 넘는 모스크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 19)를 피해 교외(다차)로 떠나거나 집안에 숨어 지낸다. 

푸틴 대통령의 '임시 공휴일' 지정과 '사회적 자기 격리' 행정 명령으로 다음 주에 펼쳐질 모스크바 풍경이다. 모스크바 시 당국도 대통령의 '일시 멈춤'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잇따라 도시의 주요 시설 휴업령을 내놓고 있다.

소냐빈 모스크바 시장, 일부 상업시설에 휴업 명령/얀덱스 캡처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모스크바엔 식료품 가게와 약국을 제외하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현지 TV 캡처
모스크바의 푸드 코트 모습 - 내주 1주일간 문을 닫는다/ 현지 TV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26일 생활필수품과 의약품을 파는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 내주 모든 상업 시설의 문을 닫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과 함께 모스크바의 박물관과 도서관 등 공공시설은 물론, 나이트 클럽과 영화관 같은 위락시설,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타 등 생활편의 시설은 이미 문을 닫았다. 내주에는 엄격한 방역조치를 전제로 영업을 해왔던 쇼핑몰과 식당, 카페 등도 휴업에 들어간다.

날씨가 풀리면서 시민들이 몰려나올 주요 공원과 놀이시설, 주말 종교행사가 열리는 러시아정교회 성당들, 이슬람 사원들도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시민들에게 당분간 종교시설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사실상 출입을 막겠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폐쇄 조치는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임시 공휴일 기간인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9일간 적용된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의 폭발적 확산 위기 - 니콜라이 말리셰프 연구원 주장/얀덱스 캡처 

모스크바를 열흘 가까이 '공동화'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강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일시 멈춤'이고, 러시아식으로는 '집에 처박혀 있기'를 통해 신종 코로나의 지역내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금 '핵폭발과 같은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 위기'(전염병·미생물학 국립연구소 연구원 니콜라이 말리셰프 주장)에 처해 있다. 앞으로 1주일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이탈리아식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느냐, 한국과 싱가포르와 같이 '통제 가능한' 길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전문병원 카무나르카 의료센터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모스크바 외곽의 신종 코로나 전문병원 '코무나르카' 의료진은 현장 확인차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게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바로 그 다음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국가적인 '일시 멈춤' 처방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닷새간 가동을 중단한다고 하니, 러시아 주요 산업단지도 '올 스톱'한다고 봐야 할 판이다.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26일 현재 84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546명이 모스크바에 집중돼 있다. 서방 언론은 그러나 러시아 방역당국의 확진자 통계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더욱 그렇다.

미국등 서방언론은 러시아의 확진자 통계에 의문을 제기한다/현지 방송 캡처

수학적 통계에는 가끔 기준과 모집단 등이 문제가 되곤 한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의혹의 근거로 내세우는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의 발언, 즉 "검사량이 너무 적어 정확한 확진자 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말도 모집단의 문제점를 제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검사량이 많을 수록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검사 용량이 그 정도인데, 그걸 탓할 수는 없다.

다행하게도 검체 분석이 이제는 모스크바의 주요 연구소 실험실에서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동안 시베리아의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미생물 바이오 연구소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검사량과 시간적 제약이 많았다. 최근들어 확진자가 매일 세자리 이상씩 나오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가 전체의 '일시 멈춤' 처방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사태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지 궁금하다. 모스크바 등 도시 전체를 열흘 가까이 비우고도 코로나 확산 불길을 잡지 못한다면, 러시아도 조만간 중국이나 이탈리아의 길로 빠저들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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