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모든 국제 항공노선 폐쇄로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와 서울을 이어주는 유일한 항공편인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이 30일 저녁 출발 여객기 운항을 전격 취소하면서 모스크바 교민사회에 당혹감과 혼란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45분 서울로 출발 예정이던 아에로플로트 항공 Su-250편 여객기의 운항이 취소되면서 해당 항공편으로 귀국하려던 러시아 체류 한국 교민 수십명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오늘 모든 국제선 항공편이 갑작스레 취소된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항공 스케줄에 대해서도 러시아 측이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날부터 사회·경제적으로 필수 조직및 인력만 제외하고, 전 국민이 사실상 '사회적 격리' 상태에 들어간 상태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30일~ 4월 3일)를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고, 모스크바 등이 이 기간 모든 주민들에게 '자가 격리'에 들어가도록 행정적 조치를 취하면서 러시아 전역은 거의 '멈춰 선 상태'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삼성전자 LG전자 러시아 공장 등도 이미 가동을 중단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27일 0시부터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당시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외무부와 국방부, 비상사태부 등에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귀국시킬 수 있는 계획을 30일까지 완료하도록 지시했다. 해외에 체류중인 러시아 여행객은 4만5천여명으로 추정됐었다.
그리고 31일부터 모스크바 세례메테보 공항에 도착하는 러시아인(외국인은 입국금지)의 수를 하루 500명으로 제한했다. 이에따라 아에로플로트는 4월 2일까지 하루 2~3편의 전세 항공편만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달 2일까지 모스크바~서울 전세기편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러시아,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 중단-교민들 발 완전히 묶였다' 27일자 기사 참조
이날 서울행 항공편 운항 취소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하루 입국자 수 500명 제한 지시에 따라 모스크바~서울 항공편도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선 폐쇄 가능성은 26일 모든 국제항공편 운항 결정을 발표하면서, 또 30일부터 '국가적 격리'에 들어가면서 언제나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미 국제 항공 노선을 폐쇄한 마당에 해외로 나가는 여객기의 운행 인력을, 푸틴 대통령이 임시 공휴일 기간에도 일을 해야 하는 '필수 조직및 인력'으로 분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