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묶인 러시아 교민들 "이젠 어쩌나?" "전세기 보내달라" 청와대 청원글
발이 묶인 러시아 교민들 "이젠 어쩌나?" "전세기 보내달라" 청와대 청원글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4.01 0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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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항공당국의 국제선 운항 폐쇄조치로 러시아 교민들의 발이 당분간 완전히 묶일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30일 서울행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해당 여객기를 이용하려던 150명의 교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앞으로도 당분간 항공기 운항 재개 가능성이 낮아 귀국을 희망하는 교민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청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외국인 출국이 막혀 러시아에 발이 묶인 유학생들을 전세기로 데려와 달라'는 청원 글도 올라와 31일 현재 950여명이 서명했다.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기/사진출처: 아에로플로트 페북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측은 "교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른 항공편을 알아본 뒤. 대안이 없으면 (모스크바) 한인회와 협의해 전세기 운항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안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31일부터 해외체류 자국민 귀국 규모를 하루 500명으로 줄였다. 전 세계에서 오는 아에로플로트 항공편 하루 2~3편 꼴이다. 그것도 정기 항로가 아니라 자국민 귀국만을 위해 움직이는 전세기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27일부터 국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면서 해외 체류 자국민 귀국 규모를 파악, 수송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들을 가까운 유럽을 통해 귀국시키려면 일단 러시아의 수송계획에 맞춰 움직여야 하고, 또 유럽발 서울행 항공편이 준비돼야 한다. 이탈리아에 발이 묶인 우리 교민들 귀국도 엊그제 어렵게 어렵게 이뤄진 마당에 모스크바에서 유럽, 다시 서울로 우회 귀국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더욱이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지금 러시아보다 신종 코로나(COVID) 발병 위험이 훨씬 높은 곳이다. 

유일한 희망은 러시아측이 자국민을 실어오기 위해 띄우는 서울행 전세기라고 할 수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까운 시일내에 서울행 전세기가 뜰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 관련기사 '러시아,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 중단-교민들 발 완전히 묶였다'  3월 27일자 기사 참조

러시아, (자국민의 하루 귀국 규모 축소 조치로) 4월 3일까지 수십개 항공편 취소(위)와 모스크바 '자가 격리' 조치로 텅빈 붉은 광장/사진: 얀덱스 캡처,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블로그   

러시아에 억지로 발이 묶인 교민들은 모스크바시 당국의 이동제한 조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은 지난 30일부터 국가적 '자가 격리'에 들어간 모스크바에서는 경찰들이 곳곳에서 불필요한 시민 이동을 막기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한 상태라고 전했다.

불가피하게 시내를 오가야 하는 시민들은 사전에 부여받은 '소속 기관장의 통행증'이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3월 30일~4월 3일)를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어쩔 수 없이 근무해야 하는 조직(단체)들의 소속이다.

임시 공휴일 기간에 모든 주민에 대해 자발적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한 모스크바는 집밖으로 나올 경우, QR코드를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QR코드 없이 집밖으로 나올 경우, '격리 명령' 위반으로 벌금이 부과된다. 관련 법안은 31일 속전속결로 국가두마(의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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