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중인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시장, 진출 기회가 찾아왔는데..
급성장 중인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시장, 진출 기회가 찾아왔는데..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4.06 0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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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한달간 임시 휴일'에 '자가 격리' 상태에 들어간 러시아인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먹고 자고 마시는 것외에는, 아마도 TV보기와 인터넷 서핑이 아닐까 싶다.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국민들을 위해 러시아 정부도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스마트폰 이용'도 우리 젊은이들에 못지 않다. 기능도 컨텐츠도 예상을 뛰어넘는다. 

이런 상황이니, 러시아의 인터넷(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성장세가 더 빨리질 것으로 보인다. 한때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되어온 배송시스템도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급성장하는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시장/사진출처:러 칼루가 지역 매체 Калуга Онлайн(kaluga.online).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공개한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 시장 최신 동향’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로 성장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조1,790억 루블(당시 환율로 39조억원 상당). 2017년 1조 루블에서 2018년 1조6,570억 루블에 도달하더니, 2조 루블대로 바로 진입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해 4월 관련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의 2018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20조원(당시 환율로는 약 1조1천억 루블)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 차이는 분석 기관및 기법의 문제로 보인다.

코트라와 무역협회가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 시장' 관련 보고서를 내는 것은 국내 기업의 관심도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가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소리 정도는 듣고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큰 땅덩어리를 지닌 러시아에 기존 방식으로 상품을 깔려면 비용과 시간이 한정없이 들텐데, '전자 상거래'라면 우리 중소기업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 증가 추세표/코트라 보고서 캡처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전체 인구의 75%인 9천만 이상의 사람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2배가 넘는다. 사용자도 매년 300만 명씩 늘어난다. 그러나 아직도 전 세계 온라인 거래에서 러시아의 비중은 5.3%(전러인터넷쇼핑몰협회)에 불과하다. 성장 기반과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우리에겐 다행스럽게도 해외직구족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사용자와 해외직구족 간의 비율은 지난해 7대 3 수준이었으나 해외직구족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까지 중국으로 '직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지만(전년 대비 42%), 다른 국가로의 '직구' 구매도 22% 가량 늘어났다고 하니, 경쟁력 있는 국내 중소기업에게도 시장이 열려 있는 셈이다.

인터넷 쇼핑물 구매 품목 비교/코트라 보고서 캡처

다만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인터넷 쇼핑몰 쏠림 현상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온라인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중국의 알리바바와 미국의 이베이, 러시아 의류 쇼핑몰 '와일드베리', IT제품 전문 '엠비디오' 등이 '온라인 시장'을 주도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에 그쳤다. 특히 알리바바의 해외 판매 전용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매출 1위를 차지했지만, 시장점유율 11.8%에 불과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코트라 보고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상위 3대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률이 90%에 달했다. 나머지는 34%(4위~20위), 21%(21위~200위)에 그쳤다. '1위 업체가 거의 싹쓸이하는' 인터넷 시장의 특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 20대 인터넷 쇼핑몰/코트라 보고서 캡처

러시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많이 구매하는 품목은 여전히 의류(신발)와 가전 제품이다. 5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전자제품이 31%를, 해외 직구에서는 옷(신발)이 33%를 차지한다. 전자제품 직구도 28%로 결코 적지 않다.

티깃으로 삼아야 할 지역은 역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과 그 주변지역이다. 또 블라디보스토크가 속한 연해주도 지역별 인터넷 상거래 랭킹에서 톱(Top) 10에 들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픽포인트사의 포스트맷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배달의 근간인 포스타맷/픽포인트 홍보 동영상 캡처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의 급성장에는 현지 특성에 맞춘 물류시스템의 현대화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에는 전문배달업체가 주로 배송을 맡았으나, 대형업체들은 이제 스스로 배달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3대 쇼핑몰인 와일드베리스(Wildberries.ru)와 오존(Ozon.ru), 의약품 전문 아쁘테까(Apteka.ru) 등이 대표적이다. 와일드베리즈는 아예 안전하고 신속한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나머지 업체들은 주로 배달전문업체의 '포스트맷' 시스템을 이용한다. 한마디로 '무인택배'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 배달 방식을 선택하고, 그 방식이 '포스트맷' 시스템이라면, 주문자가 가장 편리한 곳에 설치된 '포스트맷'을 지정한 뒤 SNS로 비밀번호를 받아 직접 찾아가는 식이다. 선두 주자는 '픽포인트'사 인데, 현재 626개 지역에 8,000개의 '포스트맷'을 설치해 두고 있다.

안전한 배달을 홍보문구로 내세운 러 인터넷 쇼핑몰 '와일드베리스.ru'

우리 중소기업이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에 진입하기는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등의 '온라인 수출 지원 사업'도 러시아 주요 쇼핑몰 입점으로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결국 러시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려면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직접 쇼핑몰을 구축한 곳도 있다. 코리아데파트(화장품·잡화 등), 스타일코리안(화장품), 오토위니(자동차부품) 등은 러시아 소비자를 위해 러시아어로 사이트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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