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은 한때 경쟁하듯 주요 지역에 대형 광고판을 세웠다.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와 도심의 주요 길목이 그 대상. 이미 진출한 일본과 유럽 주요 기업들과도 '광고판 다툼'이 불가피했다.
그중에서도 LG전자의 도로 광고 전략은 특이했다. 현지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다리 하나를 통째로 빌려 비록 크지는 않지만, 많은 LG전자 광고판으로 다리 전체를 도배한 것. 현지 주민들도 차츰 원래의 다리 이름 대신에 'LG다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모스크바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LG다리가 생겨난 연유다.
블라디보스토코에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진자가 하루만에 수십명이 늘어나면서 새삼 LG다리 옆에 세워진 '신종 코로나 극복' 캠페인 광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광고는 지난 14일 한국관광공사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가 붙인 것. "한러 양국이 신종 코로나를 함께 이겨내자"는 내용이다.
광고판 한쪽에는 러시아어로 "러시아 힘내라! 우리가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문구가, 다른 편에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서울의 랜드마크인 N서울타워 등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들어 있다.
LG 다리는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길목인 '프토라야레치카 지역'에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측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이 힘을 모아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광고를 게재했다"며 "러시아의 코로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하루 확진자가 4천~5천명에 이르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