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아주 우울한 러시아의 올해 경제 전망
당연하지만, 아주 우울한 러시아의 올해 경제 전망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4.15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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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신종 코로나 사태로 -3%에서 -10% 마이너스 성장까지 다양

러시아의 올해 경제 전망은 아주 우울하다. 국제유가 폭락에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한달간 '휴무 및 자가 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러시아 경제 활동이 거의 멈춘 상태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 감염이 아직 피크(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니, 상황이 얼마나 더 나빠질 지 예측불가다. 경제 전망 자체가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수치가 들쭉날쭉한 게 어쩌면 당연하다. 

예측이라는 게 앞날을 내다보기 힘들 때 나오는 게 그 의미가 큰 법. 권위있는 기관들의 러시아 경제전망을 한번 모아보자.

IMF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5.5%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얀덱스 캡처

우선 국제통화기금(IMF)는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5% 마이너스(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성장률을 평균 -3.0%로 예상했으니, 러시아는 더 심각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5.9%), 유로존(-7.5%)와 비교하면 그리 비관적이지 만은 않다. 한국은 -1.2%다. 

'석유 전쟁'과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1월에 IMF가 낸 보고서는 러시아 올해 경제 성장률을 1.9%로 예상한 바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신종 코로나가 러시아 정부의 의도대로 진정되지 않는 소위 '비관적 시나리오'로 진행될 경우, 러시아 성장률(GDP)는 -10.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1년 1사분기에는 성장률이 14%까지 추락한다.

물론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있다. 이 경우, GDP 감소율은 3.8%에 그친다. 또 내년 2사분기에 이번 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한다고 했다. IMF 전망보다 나은 수치다.

문제는 비관적 시나리오로 흐를 경우다. 러시아의 경제 회복은 2023년 2사분기에야 가능하다. 이 때는 실업률이 8%를 넘어서고,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수요 저하로 러시아 경제는 한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러시아 경제는 국제유가의 추락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암울한 상태도 빠져들고 있다./사진은 석유채취 시설 - 현지 TV 캡처 

독일의 신용평가기관 스코프는 러시아 경제 전망을 보통, 비관, 최악의 3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각각 -3.3, -8.8, -11.3%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다.

러시아의 내부 기관 전망도 외부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지 경제전문 매체 РБК(RBC)에 따르면 러시아 투자개발공사 측은 정부의 위기대응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하더라도 올해 GDP 성장률이 -3.8%로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나아가 "V자 형태의 빠른 경기 회복도 예상되지만, 저성장이 장기간 지속하는 L자형 회복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의 신속한 정책 집행을 요구했다.

단기적으로는 러시아 경제가 올해 2사분기(4~6월)엔 -18% 마이너스 성장, 주민 실질소득도 17.5%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민들의 실질가처분소득이 2014년 경제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6.5% 감소할 수 있으며, 실업률도 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쿠드린 회계감사원장은 러시아 GDP 성장률이 -5%로 예상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알렉세이 쿠드린 회계감사원 원장은 올해 경제성장이 기본적으로 -3~ -5%의 역성장을, 최악의 경우 -8%의 마이너스 성장을 한 2009년의 경제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기업 옴부즈맨 보리스 티토프는 "모든 것이 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 대응에 달려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올해 두 자리 수(10%)의 마이너스 GDP 성장을 예상했다. 재정적자도 10%를 넘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정부 당국자는 아직 입을 다물고 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성장을 거론했을 뿐, 경제개발부 등 다른 경제 관련 부처는 관망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섣불리 전망치를 내놓기가 두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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