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동기 부여만으로 부상 극복 불가능 결론' -러시아 팬들에 감사
러시아로 귀화한 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면서 '러시아 국민 영웅'이 된 쇼트트랙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선수가 선수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러시아 빙상 연맹이 27일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빙상연맹 회장은 이날 "(서울에 있는) 빅토르 안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빅토르 안은 편지에서 “무릎 쪽의 지속적인 통증으로 경기 후 회복과 치료, 재활에 많은 시간이 걸려 더 이상 온전히 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무릎 외에 다른 쪽 부상도 나타나기 시작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등) 동기 부여만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은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어려을 때 러시아가 불러줬고, 그 덕분에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어디에 있든, 내 영혼의 일부는 늘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응원해준 러시아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빅토르 안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면서 그해 9월 은퇴를 발표했다가 러시아빙상연맹 측의 설득으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의 황제'로 불렸던 안현수는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에 휩싸이고, 무릎 부상 등으로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하는 등 온갖 시련을 겪다가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후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대표팀의 '빅토르 안' 선수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며 부활했다.
그러나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스캔들에 연루되는 바람에 끝내 평창에 오지 못했다.
러시아빙상연맹 측은 여전히 안 선수가 선수로 복귀하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선수에게 "선수 생활을 접는다면 국가대표팀 코치나 고문으로 영입할 의사도 있다"고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