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경 폐쇄조치 일부 해제키로 - 유학 치료 취업 목적 출국 가능
러시아 국경 폐쇄조치 일부 해제키로 - 유학 치료 취업 목적 출국 가능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6.10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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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슈스틴 총리 "급박한 이유로 출국해야 할 사람들에게 문 열어줘야"
외국인의 러시아 입국은 치료(간호) 목적으로만 - CIS 회원국만 개방?
러시아인의 국내 유학, 취업, 의료관광 가능 - 항공편 확보가 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 19) 유입 우려로 지난 3월 27일 굳게 닫았던 러시아 국경도 조금씩 열릴 전망이다. 모스크바의 전주민 '자가 격리' 및 '통행 제한' 조치 해제, 러시아 국제선 항공편의 7월 중순 운항 재개 소식에 이은 '굳 뉴스'다. 

러시아 정부, 출입국 절차 완화/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8일 신종 코로나 대책회의에서 특별한 목적의 출입국을 허용하기 위해 출입국 금지 조치를 일부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슈스틴 총리는 "몸이 아픈 친인척을 돌보기 위해 러시아로 들어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반대로 급박한 이유로 해외로 나가야 할 사람들도 있다"며 "정부는 이같은 사람들을 위해 출입국 절차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해외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3월 27일 국경을 폐쇄했다. 이에 따라 해외 체류 자국민의 러시아 귀국과 자국내 외국인의 출국만 허용됐다.

미슈스틴 총리의 발표로 러시아인들은 앞으로 해외 유학및 취업, 치료및 간호 등을 이유로 출국이 허용된다. 관련 증빙서류만 갖추면, 러시아 학생의 한국 유학을 비롯해 러시아인의 의료관광(간호 포함), 한국 취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모스크바의 응급환자 수송 구급차량/사진 출처:모스크바 시 

그러나 외국인의 러시아 입국은 치료및 간호 목적으로만 가능하다. 그것도 러시아에 환자를 돌봐줄 친인척이나 후원자가 있을 경우에만 입국이 허용된다. 러시아권 국가, 즉 CIS 회원국에 대한 국경 개방으로 보인다. 한국 학생의 러시아 유학이나 비즈니스 목적의 입국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출입국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항공편이 재개되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현지 언론도 치료 목적으로 출국(의료 관광)하려고 해도, 항공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연방항공청이 국제선 운항 재개 시점에 대해 방역당국과 협의 중"이라면서 "운항 재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시베리아항공(S7) 등 러시아 항공사는 정부의 국제선 운항 재개 허가가 떨어지는 즉시, 운항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의 항공기 운항 지침에 대한 준비도 이미 끝냈다고 했다. 

시베리아항공 여객기/사진출처:S7페북

러시아 정부의 출입국 완화 조치는 신종 코로나 감염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가 당초 예정을 1주일 정도 앞당겨 전주민 '자가 격리' 조치를 해제하고, 국제 항공편의 운항 재개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서 무작정 국경을 계속 폐쇄할 수 없다는 현실적 명분도 고려된 것으로 판단된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 8천명대에 머물고 있지만, 모스크바 등 대도시의 감염 위험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모스크바 등에선 날씨가 따뜻해짐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는 등 개인 위생 준수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바이러스 전문가 아나톨리 알슈테인은 "전염병 위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각종 '제한 조치' 해제를 위한 의학적 동기는 없다"며 "경제적·정치적 동기가 '제한 조치'의 완화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국제유가 폭락과 맞물려 위기 상황에 처한 경제적 요인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행사(오는 24일), 푸틴 개헌안 국민투표(7월 1일) 등 급박한 정치 일정이 '제한 조치' 완화 결정을 내리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현지 온라인 매체 '옷트리티예 메디아'(열린 미디어)는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이 확진자 증가를 우려해 '자가 격리' 등 신종 코로나로 인한 '제한 조치'의 해제를 원치 않았지만, 크렘린(대통령 행정실)의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해제조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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