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마스크 없이 '러시아의 날' 행사 참석 - 한달여만에 공식석상에
푸틴 대통령, 마스크 없이 '러시아의 날' 행사 참석 - 한달여만에 공식석상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6.13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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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이상 전국민 '자가 격리' 조치 동참 - 모스크바 외곽 관저서 화상 집무
이례적인 러시아의 날 기념사 - "개헌안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기대"

신종 코로나(COVID 19) 여파로 모스크바 외곽의 관저에서 스스로 '자가 격리'했던 푸틴 대통령이 12일 '러시아의 날'을 맞아 한 달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서쪽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러시아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 국기 게양식 행사에 이어 러시아를 위해 공헌한 의료계, 문화계, 과학계 인사들과 기업인 등에게 '노동 영웅' 훈장을 수여한 뒤 수훈자들과 포옹하거나 악수를 나눴다.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날' 기념 행사서 훈장 수상자와 악수하고(위), 기념사를 하는 푸틴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러시아의 날'은 지난 1990년 6월 12일 소련에 속한 러시아공화국이 '주권 국가'임을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로, 소련붕괴 직후인 1992년 지정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축사에서 예년과는 달리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의 노고를 치하하고, 7월 1일로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안 국민투표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연기됐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와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야권의 존재 등으로 국민투표의 투표율과 찬성율이 당초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날' 기념식에 개헌안 찬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 헌번개정안에 대한 다수 지지 표명/얀덱스 캡처

국민투표에 부쳐진 개헌안은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합법적으로 열어주는 '개악'이라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의 접촉에서 감염될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말부터 크렘린의 집무실로 나가지 않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지역에 있는 관저에 머물며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전국민 '자가 격리' 조치에 대한 솔선 수범의 의미와 크렘린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측근인 페스코프 대변인도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베네딕토프(편집장), 푸틴 대통령의 크렘린 귀환 비디오 공개/얀덱스 캡처
공개된 비디오속의 대통령 차량 행렬/동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은 5월 9일 승전기념일 행사 때. 붉은 광장의 군사퍼레이드가 연기되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순국선열들을 추모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 기념비에 헌화하고, 간단한 기념사를 한 것이 전부였다. 그 후 보름여가 지난 25일 푸틴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크렘린으로 향하는 장면이 포착된 정도였다.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51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근 10여일 동안 하루 8천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로 인한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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