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러시아 프로축구 경기 - 신종 코로나로 열성 팬 짜증만 돋궜다?
다시 열린 러시아 프로축구 경기 - 신종 코로나로 열성 팬 짜증만 돋궜다?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6.22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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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선수단 전원 격리 - 유스팀으로 소치와 대결
1-10으로 끝난 경기서 패한 팀의 골 키퍼와 오늘의 최우수선수로 뽑혀?

신종 코로나(COVID 19)는 프로축구 경기 결과마저 바꿔놓았다.
신종 코로나로 중단된지 3개월여 만에 19일 다시 재개된 러시아 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숱한 화제거리를 낳았다. 입장 관중의 제한과 입장시 체온 측정, 개인 보호장비 착용 등은 당연하다고 치더라도, 선수가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 우리 상식으로는 당연히 경기가 연기되거나 취소다.

러시아 프로축구 경기 재개, TV화면에 경기장 출입시 '소독 작업'이 이뤄진다는 자막이 떠 있다/현지 TV 캡처

하지만 러시아는 달랐다. 1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니, 1군 선수단 소속 선수들은 모두 격리 조치되고, 2군, 3군 선수들로 상대의 1군 선수들과 맞붙어야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경기 중단전 러시아 축구 프리미어리그 상위권(16개팀중 4위)을 달리던 '로스토프'는 19일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23라운드 '소치'와의 원정 경기에서 1-10의 참패를 당했다. 12위였던 '소치'에게 맥없이 무너진 게 누가 봐도 이상한 일.

로스토프, 소치에 10-1로 패배/얀덱스 캡처

원인은 신종 코로나였다. 로스토프의 1군 선수단이 시즌 재개를 앞두고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선수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 로스토프 1군 선수들과 코치진 전원은 바로 2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로스토프 측이 축구협회에 경기 연기를 요청한 건 당연한 수순. 러시아축구협회는 양측이 동의한다면 경기를 오는 7월 19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이 끝나면 1부에서 2부리그로 강등될 위기에 처해 있던 '소치'가 이를 거부했다. 신종 코로나를 틈타 승점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겠다는 꼼수였다.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고, 결과는 1-10. 프로경기 출전 경력이 거의 없는 10대 유스팀 선수들로 팀을 꾸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경기 엔트리에 든 18명의 선수는 대부분 2002∼2003년생이었다. 2004년생도 있었다고 했다. 지휘봉도 유스팀 감독이 잡았다.

로스토프 팬들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SNS를 통해 '소치'의 꼼수에 항의했다.

승리한 '소치'에 보내는 팬들의 SNS 선물/트윗 캡처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날 경기에서 소치 측에 무려 10골이나 허용한 10대 골키퍼 데니스 포포프가 경기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는 사실. 페널티킥을 한차례 막아내는 등 무려 15차례의 세이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소치는 무려 41개의 슈팅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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