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과정을 추적해보니 - 임상시험 곧 마무리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과정을 추적해보니 - 임상시험 곧 마무리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7.14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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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말레야 전염병센터 개발 백신, 군 중앙연구소와 세체노프의과대학서 시험
첫 임상대상자 15일 시험끝내고 퇴원, 접종후 약간의 발열과 두통 증세 호소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진자가 이미 세계 3, 4위권에 오른 러시아는 코로나 백신을 임상 시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신종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을 러시아 파트너와 함께 하겠다고 나서는 이유다. 러시아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치료제및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3~4개 백신에 대해 임상 시험을 실시중이거나 시험 직전에 있다.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상태 확인/얀덱스 캡처
임상 시험 대상자들에 대한 인체 반응 체크/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가 개발한 백신은 러시아 국방부 산하 방사능·생화학 부대 소속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모스크바에 있는 세체노프 국립의과대학 Первый Москов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медицинский университет им. И. М. Сеченова 에서 임상 시험을 실시중인데,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세체노프 의과대학 산하 약품임상연구센터는 12일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이 완료됐다"며 "시험 결과, 백신의 안정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험은 지난달 18일과 23일 각각 18명과 20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들은 오는 15일과 20일 순차적으로 퇴원한다고 센터측은 전했다.

현지 언론이 전한 임상 시험 방식은 이렇다.
지난달 18일 첫번째 시험 대상자 18명을 두 그룹(각 9명씩) 나눠 2종류의 백신을 접종한 뒤 경과와 항체 형성 여부를 살폈다. 닷새 후인 23일에는 두번째 시험 대상자 20명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한 뒤, 치료제 약물을 추가로 주입했다. 백신을 + 치료제 접종은 면역력 강화를 기대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로/얀덱스 캡처
신종 코로나 진단 검사/현지 언론 캡처

임상 시험에 나선 자원자들은 백신 접종 이후 28일간(신종 코로나 감염여부 확인 14일 + 백신 접종후 인체 반응 확인 14일)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이 없는 특별한 시설에 머무르면서 시시각각으로 인체내 반응을 센터 측에 보고했다. 자원자들은 백신 접종후 약간의 발열과 두통을 호소했으나 24시간 내에 사라졌다고 한다. 센터 측은 “발열과 두통 등의 증상이 연속적으로 며칠간 나타나지 않고, 하루만에 사라졌다면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특수 시설에서 28일간 지낸 뒤 오는 15일 집으로 귀가할 첫번째 임상 시험 대상자들에게 접종한 백신 2종은 모두 '재조합(단백질) 백신'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생명공학 기법으로 만든 '재조합 아데노 바이러스 백신'이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상태 혹은 비활성화한 상태로 만든 백신과 달리 백신 접종후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백신의 개발에는 해당 병원체(바이러스)를 배양한 다음, 죽었거나 죽기 직전의 상태로 약화한 뒤 주입해 체내에 항체를 만드는 게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지만, 부작용을 줄이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 병원체의 단백질분절, 다당체분절, DNA나 RNA 분절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백신이 사(죽은)백신, 생(살아있는)백신, 톡소이드백신, 이종백신, 재조합백신 등으로 나뉘는 이유다. 이번 임상 시험에 들어간 약물은 '재조합백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들 내주에 귀가/얀덱스 캡처
러시아 가말레야 전염병연구소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백신은 마무리 단계. 사진은 모스크바시(mos.ru)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 검사 모습 

센터 측은 향후 추가 임상시험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에 대한 상세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 보건부는 임상 시험을 7월 말까지 끝내고 오는 8~9월께 첫 샘플을 만들 것으로 지난 6월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면, 신종 코로나 2차 파동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빠른 임상 시험이 가능한 것은 센터 측이 생화학부대 소속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함께 진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언론은 "제48 중앙과학연구소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사용한, 검증된 임상 시험 플랫폼을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에도 사용하고 있다"며 "최단시간내에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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