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말레야 백신', 8월 중순에 임상시험 3상에 들어갈 듯
러 '가말레야 백신', 8월 중순에 임상시험 3상에 들어갈 듯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7.18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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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연구소, 세체노프 의대 진행 임상시험서 '안전성, 효율 확인' - 대상자 퇴원일부 언론 "접종후 체온 38도까지, 해열제로 낮춰, 시중엔 백신 악소문 무성"

미국 국가안보국과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16일 러시아 해커집단 ‘코지베어(Cozy Bear)’가 신종 코로나(COVID 19)의 백신 연구기관 해킹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서방 진영이 '코지베어'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집단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온 만큼 '러시아 정부가 백신 정보를 훔치려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러시아 측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현재로서는 숨겨진 진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신종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유행) 현상에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전쟁을 치르 듯'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백신의 임상시험 1상(1단계), 2상, 3상 발표가 나올 때마다 뉴욕 증시마저 출렁거릴 정도다. 백신 개발에 관한 정보전이 어느 곳이든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러시아 백신 임상시험/사진 출처:러 국방부

그렇다고 러시아의 백신 개발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져져 있느냐?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글로벌 제약사가 백신 개발및 임상시험의 규범으로 삼아온 기준과는 동떨어진 방식으로, 아주 무모하고 도전적인(?) 방법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십년 전 소련에서 소아마비 '폴리오 백신'도 그렇게 이뤄졌다고 한다.
** 6월 30일자 "소아마비 백신으로 신종 코로나 예방" - 러 백신 연구소의 화끈한 임상 시험 기사 참고

백신을 포함해 새로운 의약품의 임상시험은 통상 4상(相, Phase)으로 이뤄진다. 1상(1단계)에서는 소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 대사, 배설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안전성을 평가한다. 2단계에서는 적정 용량의 범위 용법을 평가한 뒤 3단계에서는 수백 명(치료제일 경우 환자)을 대상으로 1, 2단계를 통합 검증하고, 마지막 4단계에서는 약물 시판 후 부작용을 추적해 보완한다.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대상자 첫번째 그룹, 퇴원/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백신 개발은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가 가장 앞서고 있다. 임상시험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따지면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백신은 '제1상(1단계)를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화학부대 소속 군연구소와 모스크바 세체노프 의과대학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백신을 접종한 첫번째 그룹 18명이 지난 15일 퇴원했다. 두번째 그룹은 오는 20일 퇴원한다. 

퇴원하기 전 세체노프 의과대학 임상시험 센터측은 "백신의 부작용도 거의 없었고, 항체 형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험 대상자들은 백신을 접종한 첫날 발열과 두통을 호소했으나, 하루만에 사라졌다고 했다. 미하일 무라쉬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도 17일 '가말레야 백신'의 약효가 입증됐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개발 백신의 접종후 반응은 조금씩 다르다/사진은 픽사베이.com

하지만 현지 일부 언론의 보도는 다르다. 퇴원한 임상시험 대상자들을 취재한 현지 종합 매체 rbc는 "접종 대상자중 일부는 열이 38도까지 올라갔고, 해열제를 쓴 뒤에야 열이 내렸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모든 참가자들이 잘 견뎌냈지만, 발열과 두통, 인후통, 주사 부위의 묵직한 통증, 일부 관절및 복부 통증 등이 나타났다"고 했다. 이는 임상 2단계에서 필히 확인해야 할 '주입 용량'의 문제일 수도 있다.

또다른 매체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는 백신 임상시험 전에 인터넷에서 돈 악소문을 언급하며 사람들은 여전히 백신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임싱시험을 진행한 세체노프의대 임상연구센터 Центр клинического изучения лекарственных средств Сеченовского университета의 엘레나 스몰랴그추크 Елена Смолярчук 센터장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강조했다.

당연하지만, 백신의 임상시험에는 위험이 따른다.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백신 개발은 '에볼라 백신'을 만든 20년 역사의 플랫폼을 이용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세체노프의대 측은 임상시험 대상자들에게는 10만 루블씩 주기로 했다. 함께 임상시험에 들어간 군 연구소에 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가말레야 백신'은 1상 임상을 성공리에 끝낸 만큼, 내달 초 러시아 보건부에 신종 코로나 첫 백신으로 등록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쉬코 보건부 장관도 가말레야 센터측이 밝힌 향후 일정을 인정했다.

가말레야 센터측은 8월 2~4일 백신 등록을 끝내고, 8월 14, 15일에 샘플을 만들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으로 보면, 내달 중순에 3상 임상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터넷에서 나돈 백신에 관한 악소문을 어떻게 극복하고, 일반인들에 대한 접종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 벡토르 연구소 홈피. "벡토르는 독창적이다. 우리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구조및 기능의 특성을 연구한다"고 적었다/캡처 

러시아 보건부는 또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벡토르' 연구소로부터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 백신의 임상 시험 승인 신청이 들어왔다며 승인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벡토르 연구소측은 백신 임상시험을 위한 대상자들도 이미 선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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