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회견장에 달고 나온 브로치는?
러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회견장에 달고 나온 브로치는?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7.25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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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자와 말발굽 모양 2개 - 두달 새 1.5%P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
지난달 1%P에 이어 0.25%P 인하로 연 4.25%로 역대 최저급 금리

러시아 중앙은행이 24일 신종 코로나(COVID 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달 1%P 인하에 이어 또다시 0.25%P 인하함으로써 러시아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4.25%로 떨어졌다.

러시아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연 4.25%로 인하/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정기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로 내리기로 결정한 뒤 "신종 코로나로 인한 각종 제한조치의 완화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있다"며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금리 인하 기자회견장에는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가 웃옷에 2개의 뱃지를 달고 나타났다. 영어 'V'자와 말발굽 모양의 뱃지다.

나비울리나 총재가 기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에 대한 설명을 거부하자, 현지 언론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해석은 'V'자는 'V자형' 경기 회복을 뜻하고, 말발굽은 그 목표를 향해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는 것.

푸른색 재킷에 V자와 말발굽 모양의 뱃지를 달고 나온 나비울리나 총재/현지 TV 매체 캡처

그녀는 앞서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는 '비둘기' 뱃지를 달고 나왔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전례없이 1%P나 인하한 날이다. 현지 금융 시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옹호하는 측을 매파로, 유연한 통화정책및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을 비둘기파로 표현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지난 4월 금리를 0.5%P 낮출 때에는 '집' 뱃지를 달았다고 한다. 당시는 러시아 전국민의 '자가 격리' 시절이었다.

당초 현지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정기이사회가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금리를 0.5%P 인하할 경우(기준 금리 4%), 러시아 가계와 기업,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지대하다며 "예금의 인출 러시에 따른 금융기관의 파산, 루블화 환율의 급격한 상승(달러당 75루블) 등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대러 제재조치 확대 등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라도 두달 사이에 금리를 무려 1.5%P나 인하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중앙은행은 이같은 반대 여론 등을 감안하고 4%대 아래로 향하는 인플레율, 소비 수요 위축, 느린 경기 회복세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0.25%P 인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은행의 전망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해 인플레율이 3.7~4.2%, 내년에는 3.5~4%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그러나 인플레율 동향과 경기, 대내외의 여건 변화 등에 근거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논의를 위한 차기 이사회는 9월 1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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