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재 한국문화원이 모스크바 도심의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건물의 2개층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바트 거리는 폭 20m 안팎에 1㎞ 남짓한 도로이지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유명한 시인 푸쉬킨의 생가와 동상을 중심으로 각종 문화시설이 집중돼 있고, 거리 공연이 늘 펼쳐지는 모스크바의 문화 중심가다. 구 소련 시절엔 억압된 체제속에서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일깨워준 '젊은이들의 거리' '낭만적인 거리' '개혁개방의 거리'였다. 아직도 모스크바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다.
우리나라엔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아나톨리 리바코프의 소설 '아르바트의 아이들'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아르바트 거리'가 널리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러 한국문화원은 30일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오던 문화원 국유화(자산 매입) 사업을 이번 달에 마무리했다"며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4층 건물의 3, 4층 2개 층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주러 문화원의 자체 건물 확보는 오랜 염원 사업이었다.
실내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내년 6월 입주할 주러 문화원은 러시아에 투자한 스위스계 부동산 회사 '유러피언 프로퍼티 홀딩스'(European Property Holdings: EPH) 소유였으며, 2개 층의 연면적은 2천700 제곱미터(㎡), 매입가는 2천500만 달러(약 300억 원)로 알려졌다. 내부에는 도서관과 전시실, 어학 강좌를 위한 교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모스크바에 문을 연 한국문화원은 그동안 시내 건물들을 임차해 사용하면서 두 차례나 이사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