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의 전설 '빅토르 초이'의 비극 영화 '초이' 개봉 미스터리 - 진실게임
로커의 전설 '빅토르 초이'의 비극 영화 '초이' 개봉 미스터리 - 진실게임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9.01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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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부친과 아들, 푸틴 대통령에게 '영화 개봉 중단 요청' 편지 보내
정작 부친은 다른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무 것도 보내지 않았다" 반박?

소련(러시아) 록 음악의 '전설'로 남은 고려인 '빅토르 초이(최)'의 사망 3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담은 영화 '초이' Цой (최)가 3일 러시아에서 개봉된다. 유튜브에는 '초이'의 2분짜리 예고편이 이미 올라왔다.

'노이즈 마케팅'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영화 개봉을 앞두고 러시아 언론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빅토르 초이'의 부친과 아들이 푸틴 대통령 앞으로 '영화 개봉을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한 언론의 단독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잇따르고 있다.

그것도 편지 발송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한 다른 언론사들에게 부친 로베르트 초이가 "그런 편지를 보낸 적도, 보낼 계획도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엔 또 뭐가 진실일까? 30년 전 빅토르 초이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사망에 묻혀 있던 미스터리 하나가 최근 풀리는가 했더니, 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또 다른 '진실게임'이 진행되는 중이다.

'초이' 상속인, 푸틴대통령에게 영화개봉 막아달라 요청/얀덱스 캡처

그의 사망은 1990년 라트비아(당시 소련, 현재는 발트3국 중 하나)에서 소형 승용차 '모스크비치' 운전 중 졸다가 맞은편 차선에서 오는 버스와 충돌한 것으로 공식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러시아 TV채널 'NTV'는 최근 그의 교통사고를 직접 목격한 여성의 인터뷰를 통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빅토르 (초이)가 음주 상태였다고 들었는데, 왠일인지 사고 보고서에는 그 사실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는 음주운전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유튜브에 올라 있는 '초이' 예고편에도 교통사고 장면이 담겨 있다. 교통사고 당시, 혹은 그 전후를 영화는 어떻게 다뤘을까? 궁금하다. 그의 부친이 대통령에게까지 '개봉 금지 요청' 편지를 보낸 것은 '왜곡된 진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일까?

영화속 교통사고 장면(위)과 운구되는 그의 관/유튜브 캡처

편지 발송 사실을 단독 보도한 가제타 루(Gazeta.Ru)에 따르면 빅토르 초이의 상속인(아버지 로베르트와 아들 알렉산드르)은 "알렉세이 우치쩰리 감독의 영화 '초이'는 진실과 다른 내용과 가십 등을 중심으로 유명한 예술가의 사생활과 가족을 저속하게 다룬 한편의 '쇼'"라며 "개봉을 막아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상속인들은 또 "이 영화가 빅토르의 명예와 주변사람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음악가의 이름과 이미지 사용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영화에는 그가 결성한 그룹 '키노'의 공연 장면도 다큐 형식으로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 초이 공연장면/사진출처:빅토르 초이 홈페이지
영화속에 삽입된 '키노'(빅토르 초이 밴드) 공연 장면/유튜브 캡처

현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영화의 개봉이 최종 결정되기 전에, 제작사측과 상속인들 사이에 모종의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문화부는 영화의 개봉을 최종 허가했다. 

남은 것은 사법부의 판단인데, 상속인은 편지에서 "법원의 심의와 결정에는 시간이 걸리니,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며 "영화가 개봉돼 한 유명 뮤지션과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뒤, 법원이 결정이 나오면 너무 늦다"고 썼다고 한다. 러시아에는 법원의 (긴급한 상황에 대한) '가처분 결정' 같은 것이 없는지 잘 모르겠다. 

반전은 그 다음이다. 빅토르의 부친은 타스 통신과 TV '360'과 인터뷰에서 "아무 것도 보내지 않았고, 아무 것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가짜 기사"라고 했다. 인터뷰한 TV '360'의 기자도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현지 방송 'TV 360'의 인터넷 페이지. "모두 지어낸 거짓말":초이의 부친은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보도를 부인했다/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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