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러시아의 첫 코로나 백신에 대한 평가- 학술지 발표를 늦춘 까닭?
달라진 러시아의 첫 코로나 백신에 대한 평가- 학술지 발표를 늦춘 까닭?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9.06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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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학술지 랜싯, 가말레야 센터의 백신 개발 관련 자료 공개 - 항체 형성 확인
"등록 심사전 자료 공개는 비윤리적" 주장 - 쇼이구 장관등 고위층 접종 잇따라

러시아가 개발한 첫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트V'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느낌이다.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스푸트니크V 백신의 임상 결과가 실리면서부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랜싯'은 최근 스푸트니크V의 임상 시험 참여자 전원에게서 신종 코로나 항체가 형성됐다는 러시아측 임상보고서를 실었다.

의학학술지 랜싯,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결과 공개/얀덱스 캡처

이 학술지는 "지난 6∼7월 시행한 두 차례의 임상시험에서 참여자 전원에게 항체를 형성됐고,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42일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18~60세의 건강한 성인 38명은 첫 번째 백신을 접종하고, 21일 후에 두 번째 백신을 접종했으며, 3주내에 모두에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랜싯은 그러나 "백신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능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플라시보(위약) 비교 검사를 포함한 시험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5일부터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다.

러시아의 첫 신종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사진출처:홈페이지

스푸트니크V는 백신 등록후, 개발자 측(가말레야 전염병 센터)이 구체적인 임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서방 측의 비판에 직면했는데, 랜싯 발표를 계기로 새로운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자 측은 랜싯에 임상 1상, 2상 결과를 요약하고, 임상전 시험(동물 대상) 자료도 전부 공개했다.

논문은 임상시험 방법론을 시작으로 △임상 참가자 격리및 관리법 △백신 접종 시기및 방식 △임상 참가자의 부작용 여부및 예후 관찰 일지 △중간 및 최종 결과 등을 담고 있다. 

쇼이구 국방장관, 백신 접종후 기분에 대해 설명/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은 "랜싯에 게재된 과학적 데이터로 러시아 백신의 높은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으며 (개발 중인) 다른 백신과도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개발자 측은 임상 참가자 모두에게 체액및 세포 면역(항체) 반응이 나타냈고, 심각한 부작용(SAE 3등급)을 유발하지 않았으며, 부작용은 여타 백신과 마찬가지로 1%~25%로 다양했다고 밝혔다.

개발자 측은 또 "바이러스 중화 항체 수치가 신종 코로나의 완치 확진자보다 1.4~1.5배 더 높았다"며 "완치 확진자와 같은 수준의 항체를 형성한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대 임상과 비교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이같은 임상자료를 왜 처음부터 발표하지 않았을까?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쯔부르그 대표는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 규정에 따르면 백신 등록을 신청하기 전에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며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전문가들은 사전 지식이 없는 백지 상태에서 새 백신을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리노프스키 자민당 당수의 백신 접종/동영상 캡처

랜싯의 출간에 맞춰 현지 언론에서는 그동안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한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하나씩 공개되기 시작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특혜성 접종' 명단 속에 포함된 인사들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명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5일 백신 접종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언론에 "특별한 건 없었다"며 "열이 나거나 부작용은 없었다"고 했다.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도 "약간의 두통이 반나절 정도 계속됐다"며 "독감 예방 접종을 받을 때, 가끔 경험하는 증상과 비슷했다"고 했다. 

또 마라스 후스눌린 부총리,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모스크바 부시장 등도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보도됐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1일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을 ‘세계 최초의 신종 코로나 백신’으로 공식 등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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