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푸틴' 나발니 공격 노비촉은 '아무나 다룰 수 없는 새 버전' - 독 주간지
'반 푸틴' 나발니 공격 노비촉은 '아무나 다룰 수 없는 새 버전' - 독 주간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1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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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를 살린 것은 "조종사의 빠른 판단과 적절한 응급 처치" 결론
독일, 나발니 분석 자료 국제기구에 넘겨 -러시아 대응 뒤 추가 조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러시아 '반푸틴' 지도자 세르게이 나발니의 생명을 구한 것은, 그가 탑승한 S7항공기 기장의 비상착륙 결정과 옴스크 응급병원 의료진의 적절한 긴급처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독일 샤리테 병원에서 나발니를 치료한 의료진들은 그의 생명을 구한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 그 이전에 러시아에서 취해진 일련의 '운 좋은' 조치들 때문으로 보고 있다는 것. 독일 최대 주간지 디 자이트가 최근 보도한 내용 때문이다.

디 자이트, 나발니는 러시아 옴스크 병원 의료진 덕분에 살았다/얀덱스 캡처 

디 자이트는 "나발니는 죽을 운명이었다. 베를린에서 그가 깨어난 것은, 조종사의 신속한 긴급 착륙 판단과, 아트로핀을 즉각 주입한 옴스크 병원 의료진의 처지에 따른 결과"라는 샤리테 병원 의료진의 발언을 전했다. 아트로핀은 샤리테 병원 측이 나발니에 대한 첫 임상 진단에서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며 해독제로 쓴 치료제다.

독일 측은 나발니 몸속에서 '콜린에스테라아제'의 생체적(분해) 역할을 막은 게 '노비촉'이라는 독극물이어서 '아트로핀'을 주입했다는 주장이고, 처음부터 같은 치료약을 쓴 러시아측은 대사증후군(장애)에 의한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 현상 → 혼수상태로 본 것이다. 

다 자이트는 또 나발니 몸에서 '노비촉' 관련 물질을 검출해낸 독일군 화학및독극물 연구소 소식통을 인용해 "나발니를 공격한 독극물은 '노비촉'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버전이 기본 버전보다 더 치명적이고, 독성이 느리게 진행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새 버전은 한 국가의 특별조직에서만 수행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재벌)의 소행은 아니라는 뜻이다.

나발니를 독일 샤리테병원으로 이송한 구급차(위)와 옴스크 병원 이송 구급차/동영상 캡처

이 잡지는 또 "이 독극물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실험실이 필요하며, 민간 차원에서 다뤄질 수 없는 것"이라며 "나발니에 대해 감시가 상황에서 아마추어들이 다룰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독일 정부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당국이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종합매체 rbc는 구소련 붕괴의 혼돈 속에서 마피아들이 판치던 1995년 8월에 발생한 블라디미르 키벤리디 로스비즈니스뱅크 회장의 중독 사망 사건에서부터 나발니 사건에 이르기까지, 9건의 중독사건을 분석, 보도했다. 중독 사건은 '전화 수화기와 (홍)차' 등에 의해 이뤄졌다는 게 이 매체의 결론이다.

독일, 화학무기금지기구측에 나발니 분석 결과 전달/얀덱스 캡처

독일 정부는 9일 나발니 독극물 분석 자료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측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 기구 회원국인 러시아는 언제든지 그 자료를 볼 수 있다. 독일측은 러시아와 1대1로 신경전을 벌이느니, 국제기구를 통해 처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공은 이제 러시아로 넘어갔다. 러시아가 OPCW를 통해 나발니 자료를 확인한 뒤,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인지 지켜보겠다는 게 독일 측의 입장이고, 러시아의 대응에 따라 '노르트스트림2' 사업 중단 등 제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러시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나발니 지역 사무실'도 8일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에 따르면 나발니 팀 지지자들의 사무실이자 야당 연합 사무실에 마스크를 쓴 괴한이 갑자기 들이닥쳐 노란색 액체가 든 병을 던졌다는 것. 이 사건으로 사무실에 있던 몇명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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