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피겨 은메달 메드베데바, 투트베리제 사단에 다시 합류
평창올림픽 피겨 은메달 메드베데바, 투트베리제 사단에 다시 합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19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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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캐나다 오서 코치로 떠났다가 국가대표 선발전 뒤 투트베리제 코치에게로
2022년 동계올림픽 금메달 꿈 안놓아 - 투트베리제 코치에겐 '간판 선수' 가 필요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은메달리스트인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다시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사단)에게로 돌아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겨 코치인 투트베리제가 운영하는 피겨 꿈나무 육성센터 '삼보-70'를 통상 '투트베리제 사단'으로 일컫는다.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메드베데바는 동료인 알리나 자기토바에게 정상의 자리를 넘겨준 뒤, 2008년 5월 투트베리제의 품을 떠나 캐나다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로 옮겨갔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를 '피겨 여왕'으로 키워낸 실력자다.

메드베데바는 차기 올림픽(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캐나다로 떠났지만, 원하는 수준의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세계선수권 동메달, 캐나다 그랑프리 3위, 러시아컵 우승 정도. 그녀의 과거 커리어에 비하면 부끄러운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엔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2위에 올랐으나 현재 세계 랭킹은 13위권이다. 

오랫동안 세계 여성 피겨 스케이팅계를 주름잡았던 투트베리제 사단은 지난 시즌 '루키 3인방'을 앞세워 빙상계를 정복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와 알료나 코스트로나야가 잇따라 떠나면서 '간판 선수'가 사라지는 위기에 처했고, 재정비 차원에서 메드베데바 영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언론은 그녀가 투트베리제 사단으로의 복귀 소문이 나돌 때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 메드베데바의 유명세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평창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김연아의 뒤를 잇는 '피겨 여왕' 등극이 시간의 문제로 여겨졌다. 2016, 2017년 연속으로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을 제패했으니까.

투트베리제, 메드베데바 복귀 후 함께 찍은 사진 공개/얀덱스 캡처
메드베데바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투트베리제 코치팀과 함께 찍은 사진  

그녀는 러시아 피겨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뒤 투트베리제 사단 소속 코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모든 게 좋을 때가 좋다. 우리는 열심히 할 것이고 잘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녀의 복귀는 그렇게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메드베데바가 전성기 시절의 옛 기량을 되찾아 다시 한번 '피겨여왕의 자리'에 도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루키 3인방'의 성장세가 예상을 넘어서고, 그녀는 아직 주춤거리고 있다. 

타라소바 명예코치, 트루소바의 스케이팅 평가/얀덱스 캡처  

소련의 국가대표팀 명예 코치인 타티아나 타라소바는 지난 13일 대표팀 선발전이 끝난 뒤 '루키 3인방' 중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를 최고로 꼽았다. 그녀는 "트루소바가 더 부드럽고 다양하고 원숙하게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빙판 위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루소바는 역동적인 쿼트러블(4회전) 점프 등으로 지난 시즌 '루키 3인방' 중 최고로 꼽혔으나, 막상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동료 2명에게 밀려 3위로 떨어졌다. 

타라소바 코치는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알레나 코스트로나야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코스트로나야는 최근 투트베리제 코치를 떠나 예브게니 플류센코 코치(사단)으로 옮겨갔다. 준비가 덜 된 것은 분명하다.  

메드베데바, 프리스케이팅 준비가 미흡했다고 인정/얀덱스 캡처

메드베데바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투트베리제 사단이 옛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루키 3인방'중 안나 셰르바코바가 남았지만, 평창올림픽 금메달 자기토바는 은퇴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메드베데바의 국가대표 선발전도 기대에 못미쳤다. 그녀는 프리스케이팅에만 출전했지만, 그녀 스스로도 불만스럽다고 SNS에 적었다. "매우 화가 나고 걱정도 되지만,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마음을 추스렸다. 

다음 대회가 18~22일 러시아 중부 사마라주 시즈란에서 열리는 '러시안컵' 무대다. 그녀는 대회 며칠전 출전을 포기했다. 투트베리제 사단의 간판으로는 안나 셰르바코바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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