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러시아 대형 슈퍼체인점들의 변신 - 목표는 어디?
목숨을 건(?) 러시아 대형 슈퍼체인점들의 변신 - 목표는 어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19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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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에 카페형 매장 개점 - 무인점포화도 시험 중
러시아 대표 유통체인 마그닛, X5 등 선도, 변화 불가피

러시아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도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를 계기로 영업 전략을 크게 바꿀 모양이다. 한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대형 매장 대신 시내 곳곳에 미니마트를 개장하고, 출납 창구도 무인화하는 등 어디선가 많이 접한 듯한 모습으로 탈발꿈할 전망이다.

무인점포화를 시도하는 유통체인 '피초로츠카'/얀덱스 캡처
카페형 미니마켓 '마그닛 시티'/사진출처:마그닛 홈페이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형 슈퍼체인 '마그닛'(Магнит)이 연말까지 카페형 미니마트인 ‘마그닛 시티’(Магнит Сити)를 주요 도시 30곳에 오픈할 계획이다. '마그닛 시티'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이후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24시 편의점'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마그닛 시티'의 매장 규모는 대략 150-230㎡(약 70평) 가량. 생필품을 취급하면서 '베이커리 카페'를 겸한다. 최근 국내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24시 편의점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마그닛은 지난해 7월부터 모스크바와 크라스노다르 지역에 매장 4개를 열어 시범운영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니즈니노브고로드, 첼랴빈스크 등에 30곳을 더 오픈한다.

현대적인 '마그닛 시티'가 도시 곳곳에 등장하면, 러시아 특유의 동네(아파트) 상점(베이커리, 과일, 식품, 일반 미니 슈퍼) 등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뜻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 음료 등을 구비하고, 즉석 먹거리가 가능하니, 경쟁력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마그닛 시티의 내부 모습/사진출처:마그닛 홈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마니 마켓 '티코'/바이러 자료

극동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우리의 편의점과 유사한 형태의 '티코' 등 현대식 '미니 마켓'이 등장했지만, 대형 유통체인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다. 마그닛의 매장은 지난 6월 말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2만개가 넘는다. 

또다른 슈퍼체인 ‘X5 리테일’ 역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피초로치카Пятерочка(X5)’ 매장을 리모델링 중이다. 신선한 채소를 중심으로 일부 생필품, 테이크아웃 음료(과일쥬스, 커피) 등을 판매하는 카페 형태의 매장 '피초로치카-익스페레스' Перекресток-Экспресс 을 설치하는 중이다.

X5의 새로운 실험은 특히 모바일 앱을 이용한 '무인 점포'다. 오는 9월 말까지 모스크바의 90개 지점(피초로치카 60개 매장과 페레크레스톡 30개 슈퍼마켓)에서 진행된다. 

운영 시스템은 국내 무인점포와 비슷해 보인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매장 입구에 있는 QR코드를 읽은 뒤 구입할 상품의 바코드를 스스로 스캔하고, 수납창구에서 다시 QR코드를 읽히면 결제금액이 나오고, 카드로 지불하면 된다. 다만, 담배와 주류 제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무인 점포화의 가장 큰 목적은 전제 비용의 10% 가까이 차지하는 인건비 절약이다. 일부 매장에서 도난사건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경제적으로 매력적이라는 게 X5측의 판단이다. X5는 6월 말 현재 1만6천여개의 피초로치카 매장과 867개의 페레크레스톡 슈퍼마켓을 운영 중이다. 

이같은 무인점포는 X5가 첫 시도는 절대로 아니다. 이미 소형 유통체인에서 시범실시 중이다. '아즈부카 프쿠사' Азбука вкуса 체인은 모바일 앱을 이용해 소비자가 스스로 스캔하는 방식과 소비자가 선택하면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자동 인식하는 방식 등 2가지 형식을 실험하고 있다.

'프쿠스빌' Вкусвилл은 지난해 10 월부터 소비자가 선택한 상품을 담은 카트가 스스로 계산하는 시스템인 '스마트 카터'(Умные телеги) 프로젝트를 모스크바의 21개 매장에서 테스트하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더욱 활성화한 온라인 쇼핑으로 덩치가 큰 대형 유통체인은 전세계 어디나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위기를 탈출하는 방식은 목숨을 건 변신외에는 없어 보인다. 현지 유통전문가들도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젊은 소비자들의 습관 변화로 유통업체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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