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치료제 '파비피라비르', 러시아 약국에서도 판매된다
신종 코로나 치료제 '파비피라비르', 러시아 약국에서도 판매된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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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보건부, 처방에 따라 시중 약국서 구입 허용- 중증 진전 막는다
제약사의 '고가 정책'에 불만도, 40정에 1만2천루블 - 왜 이렇게 비싸?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COVID 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6천명대로 올라선 가운데, 대표적인 신종 코로나 치료제 중 하나인 '파비피라비르' фавипиравир 성분의 약품을 앞으로 시중 약국에서도 구입, 복용할 수 있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부는 18일 '파비피라비르' 성분을 기반으로 한 '아레플리비르' Арепливир (프로모 제약 Промомед)와 '코로나비르' Коронавир(알 팜 Р-Фарм 사) 등 2가지 약품을 내주부터 약국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약품은 그동안 병원에 입원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에게만 투여된 약품이다.  

러시아 보건부, 신종 코로나 치료제 2종 시중 약국 판매 허용/얀덱스 캡처 

약품의 시중 판매를 가능하게 한 것은 러시아에서는 경증 환자가 많아 굳이 의료시설에 수용할 필요가 없고, 무증상 환자도 적지 않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개개인이 자유롭게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라는 뜻이다. 이 정책을 확대 해석하면, 신종 코로나 역시 겨울철의 '지독한 독감'과 같은 질병으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현지의 한 언론은 "신종 코로나 환자에 대한 치료가 자주, 너무 늦게 시작되는 바람에 중증으로 발전됐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굳이 입원할 필요가 없는 외래 환자에게도 같은 약품을 제공함으로써, 서둘러 합병증 발병을 막고, 중증으로 진전되는 것을 예방해 의료체계의 붕괴를 방지하겠다는 '자구책'으로도 이해된다. 

하긴 그 넓은 땅 곳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확진자라고 모두 의료 시설을 제공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환자 168​​명을 대상으로 한 파비피라비르제 약품의 임상시험에서 '코로나비르'를 복용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7일 후에는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코로나비르'를 복용하지 않은 비교 그룹보다 1.5배 높았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이 약물의 약효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파비피라비르'는 원래 일본의 '후지필름 홀딩스'가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다. 그동안 널리 사용되지도 않았고, 일본에서는 아직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러시아 보건부는 지난 5월 30일 첫 신종 코로나 치료제로 등록했다. 같은 성분의 '아레플리비르'가 6월 말에, 뒤이어 '코로나비르'가 치료제 브랜드로 등록됐다.

이달 초(3일) 개정된 러시아 보건부의 '신종 코로나 치료 매뉴얼'에도 약효를 지속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치료제 2종이 추천 목록에서 삭제됐으나, '파비피라비르' 제는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렘데시비르와 레빌리맙, 하이드로클로로킨 등과 함께 환자의 치료제로 추천돼 있다.  

신종 코로나 치료제 시중 판매가는/얀덱스 캡처
신종 코로나 치료제 시중 판매 개시. '200밀리 40정' 단위로 포장된다/현지 언론 동영상 캡처 

문제는 약국의 판매 가격이다. 현지 언론은 '아레플리비르'의 약국 판매가(40정 짜리 한통)가 1만2천320 루블(19만원)로 너무 비싸다고 전했다. 이 정도면 보통 가정의 한달 생활비에 버금간다는 것. 그러면서 "특허 기간도 끝난 약품인데,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약물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이상의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신종 코로나 초기 단계에 복용할 경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약품이니 그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한다"는 의료진도 없지 않다. 앞으로 대량생산에 따른 제조비 절감과 판매 가격 인하도 기대된다고 했다.

러시아, 신종 코로나 신규확진자 하루 6천명 넘어서/얀덱스 캡처

러시아는 휴가철이 끝난 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방역당국은 19일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전국 84개 지역에서 6천6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09만7천251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6천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19일(6천109명) 이후 처음이다. 

여름 휴가철 이후,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유럽 대륙에서도 지역별로 다시 이동을 제한하는 '사회적 격리 두기' 봉쇄령이 속속 발령됐다. 

스페인 마드리드는 21일부터 저소득층 및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제한령을 내렸고, 영국도 잉글랜드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밖에서 사회적 모임 금지령을 내렸다. 프랑스에서도 하루 확진자가 사상 최대인 1만3천명을 넘어서자, 휴양지인 니스를 중심으로 해수욕장과 공원 등에 10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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