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종 코로나로 내년 국방비 삭감 - 7년만에 '경제 지출'보다 적어졌다
러, 신종 코로나로 내년 국방비 삭감 - 7년만에 '경제 지출'보다 적어졌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3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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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국방현대화로 GDP 3%이상 배정, 내년에 2.7%로 "뚝"
국방예산 줄어 사회복지, 코로나 타격 기업 살리기에 투입키로

'군사 강국'을 지향하는 러시아도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국방비를 삭감하기로 했다. 국방비가 정부의 경제 분야 예산보다 줄어드는 것은 2014년 이후 7년만이다. 2014년은 국제유가의 폭락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 러시아 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은 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21일 국방비를 2천억 루블(5%)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했다. 2021년 국방비는 3조1천억 루블로, 전체 예산 지출의 14.5%를 차지해 경제분야 예산(3조4천억 루블, 15.7%)에 못미쳤다. 또 국방비가 GDP 대비 2.7%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1년 예산의) 경제분야 지출이 7년만에 국방비를 상회한다/얀덱스 캡처

러시아의 국방비 삭감은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저유가와 서방 제재로 경제가 힘든 판에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현상으로 재정에 여유가 크게 줄어든 것. 특히 신종 코로나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한 사회복지 쪽으로 지출을 늘리다 보니, 국방예산에 손을 안댈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외신은 내년 9월 총선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돈을 풀어 서둘러 민심 추스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에 어느 정부가 사회복지 예산을 늘리지 않겠는가? 러시아 정부도 내년도 사회복지 관련 예산을 약 10%정도 증액, 전체 예산의 25%를 넘겼다.

또 신종 코로나로 타격이 심대한 업종에 대한 자금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19% 가까이 증액했다. 항공 운송분야, 우주정보, 농업기계, 리스 회사와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에 쓰인다.

러시아 국방부/홈페이지 캡처
러시아의 항공기 퍼레이드/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러시아의 국방비는 방위 산업 현대화 등으로 2012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6년엔 GDP의 4.4%로 최고조에 달했고, 2012~18년 GDP의 3%를 넘었다. 내년엔 2,7%로 떨어진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국방비를 5%씩 줄여 경제와 국방의 균형점을 찾을 작정이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세수 부족은 '부자 증세'로 타개할 계획이다. 금속과 광물, 원자재 등 고수익 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연 수입 500만 루블(7,66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높인다. 또 100만 루블(약 1,500만원) 이상의 예금 보유자에게도 세금을 징수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재정이 흑자였으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5%의 적자에 이어 내년에도 2.4%, 2022년 1%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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