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100배 즐기기 (1) - 화려한 거리 야경에 셀카도 즐거운 '톱-5'
모스크바 100배 즐기기 (1) - 화려한 거리 야경에 셀카도 즐거운 '톱-5'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3 0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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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서울과 모스크바를 잇는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면, 모스크바의 늦가을과 초겨울 풍치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될 전망. 신종 코로나(COVID 19)로 실내에서 즐길 만한 곳이 많이 제한된 만큼, 모스크바 단기 방문자나 현지 거주자에게는 야외에서 편하게 '힐링'할 수 있는 '멋진 장소'를 찾는 게 절실해졌다. 거기에 추억의 '셀카 사진'마저 남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모스크바 시는 그간의 '집콕' 생활로 답답해진 가슴을 열고 크게 숨쉬며 즐길 수 있는 곳을 거의 '시리즈물'로 선정, 발표하고 있는데, 교민들이나 방문자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국내 지자체나 한국관광공사가 선정, 발표하는 '걷고 싶은 길 10선', '셀카찍기 좋은 곳 톱-5'와 비슷한 컨셉이라고 보면 된다. 

우선 밤에 야경을 즐기며 돌아다닐 만한 '아름다운 야경 거리 톱-5'를 보자.
** 사진은 모스크바시 포탈 mos.ru 캡처. 글은 자료 종합

모스크바는 10년전 만해도 어두운 도시였다. 한때는 남자도 밤거리를 다니기 무서울 정도.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파리와 도쿄, 뉴욕, 런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밝고 화려한' 도시로 탈바꿈했다.

예술적 조명'으로 장식한 건물이 2천여개로 4배로 늘어났고, 도로 전체를 LED 조명으로 비추는 곳도 생겨났다. 한때 서울에서 '겨울철 야경'으로는 최고로 꼽았던 '시청앞 루미나리에'를 보러 간다거나, 밤에 서울 '명동 거리'로 나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모스크바 시가 선정한 '밤이 아름다운 거리' 5곳은
1) 울리짜 니콜스카야 улицa Никольская

모스크바 '븕은 광장'의 상징인 '바실리 대성당' 반대편에 있는 러시아 역사박물관과 '카잔 이콘 성모 성당'쪽에서 구KGB 본부가 있던 '루비얀카' 광장으로 쭉 이어지는 길이다. 형형색색의 LED 등이 마치 '황금 주렴'처럼 하늘에서 내려와 화려함을 빛내고 밤 하늘을 밝힌다.

2018년 모스크바 월드컵 당시 전세계 축구팬들이 찾는 최고 명소가 됐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LED 등을 일부 극성 팬들이 '월드컵 기념품'으로 떼가기도 했다고. 당국에서도 굳이 막지 않았단다. 지금은 야단(?)이라도 치지 않을까?? 

2) 스똘레쉬니꼬프 뻬레울록 столешников переулок 

모스크바의 도시 기초를 닦았다는 유리 돌가루키 동상이 서 있는 '뜨뵤르스까야 울리짜'와 '울리짜 뻬뜨로프까'를 잇는 좁은 길('뻬레울록'은 골목길이라는 뜻). 제각각 개성 넘치는 부띠끄가 자리한 모스크바의 패션 1번지로 불린다. 7천여 개가 넘는 LED 등이 독특한 모양으로 하늘과 땅, 도로를 뒤덮고 있어 '디자인 스트리트'임을 알려준다.

좁은 길을 따라 놓여진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현란한 조명을 감상하면서 거리 음악가들의 연주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3) 꾸즈네쯔끼 모스뜨(кузнецкий мост)

거리 이름(모스뜨) 그대로 18세기 초엽엔 '다리'가 있었던 곳이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중의 하나로, 18세기 말부터 모스크바의 대표적인 쇼핑가였다고 한다. 1917년 공산혁명 전까지 프랑스의 트렌디한 상점에 레스토랑, 서점 등이 자리잡고 주민들의 발길을 끌었다고. 

역사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겐 여전히 인기 있는 모스크바 산책길이다. 밤을 밝히는 화려한 LED 조명은 '역사'에 '과학'까지 더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하늘에서 내려온 '루미나리에'를 즐기는 밤이 아름답다.

4)​ 울리짜 볼리샤야 드미뜨로프까(улицa Большая Дмитровка)

모스크바 공연예술의 중심 '볼쇼이 극장'의 뒷편에 위치한 이 거리엔 군소 극장과 클럽들이 모여 있어 젊은이들이 밤 늦게(?)까지 움직이는 곳이다.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모스크바에서 '가장 시끄러운 밤거리'란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차량들이 오가는 길이지만, 밤하늘을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LED 장식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빛 장식은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맞춰 섬세하게 디자인되고, 설치됐다. 총 길이는 46m.

혹자는 LED 등에 불이 들어오면, 공중에 떠 있는 수많은 해파리가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새벽까지 택시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5) 까메르게르스끼 뻬레울록 Камергерский переулок 

그 유명한(?) 모스크바예술극장을 무대로 독특한 연기법을 창안한 연극 연출가 스타니슬라프스키와 동료 네미로비치-단첸코의 동상, 연극의 본고장 '체호프 극장' 등이 자리한 예술가의 거리다. 서울의 대학로? 한쪽은 위에 이미 소개된 꾸즈네쯔끼 모스뜨(кузнецкий мост)로 연결된다.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화환'이 부드럽게 빛나고, 파란색 보라색 조형물들이 '연극속 한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2016년 건축가 표도르 셰흐텔의 설계로 바닥에 촘촘하게 박힌 LED 등과 장식은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바꾼다. 

아무리 야경이 아름답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나의 여유 시간에 맞추는 '선택과 집중'이다. 방문객이라면 하루 저녁 짬을 내 2~3군데를 한번에 몰아서 돌아보는 '야경 보기 투어'에 나서면 되고, 장기 거주자라면 가까운 곳을 묶어 몇차례 가보면 되지 않을까? 익히 잘 아는 도로이고 골목길이겠지만, 낮과 밤은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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