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신종 코로나 약을 사먹는 시대가 러시아에서 열렸다
약국에서 신종 코로나 약을 사먹는 시대가 러시아에서 열렸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5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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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등록 '파비피라비르' 성분의 약 3종, 경쟁적으로 시중 약국에 출시
원조격인 일본의 '아비간', 최근 임상에서 경증 폐렴환자 치료에 효과 입증

러시아에서는 신종 코로나(COVID 19) (경증 위주의) 치료제를 약국에서 사 먹는 시대가 예상보다 일찍 열리고 있다.

러시아 보건부는 최근 경증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시중에서 약을 사먹을 수 있도록 '파비피라비르' фавипиравир 성분의 약품 2종을 약국에서 취급하기로 했는데, 신종 코로나 첫 백신 개발을 후원한 러시아 국부펀드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명분은 약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

러시아 약국에서 유통되는 신종 코로나 치료제 아비파비르(위)와 아레플리비르/현지 동영상, 제약사 홈피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직접투자기금(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에서 "'파비피라비르' 성분의 '아레플리비르' Арепливир (프로모 제약 Промомед)가 너무 비싸게 팔린다"며 "같은 성분의 '아비파비르' Авифавир (크로미스 제약 Кромис)를 한 통(40정) 8천 루블(12만원)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시중 약국에 나온 아레폴리비르는 1만2천 루블(19만원)으로 책정됐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약을 제공하기 위해 출시가 늦어졌다"며 "앞으로 약 값을 더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모 제약 측은 "아레플리비르가 약국에서 구입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약"이라고 반박했다. 

신종 코로나 치료제 '아비파비르' 가격은 8천루블/얀덱스 캡처

파비피라비르 성분의 약이 시중 약국에 경쟁적으로 출시되면, 러시아인들은 겨울철 감기나 독감처럼 '약국에서 약을 사먹는 신종 코로나'로 여길 소지가 높다. 걸림돌이라면 여전히 비싼 약값이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월 3만5천 루블의 임금도 받지 못하는 러시아인이 절반 가량 된다. 이들에게는 한달 생활비에 버금간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일찌감치 파비피라비르 성분의 약을 신종 코로나 치료제로 등록했지만, 정작 이 약을 개발한 일본에서는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에 대해 장담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일본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의 시초는 일본 후지(富士)필름의 자회사 도야마(富山)화학이 2014년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아비간(Avigan)이다.

아비간 정/사진출처:도야마

외신에 따르면 후지필름 측은 23일 신종 코로나로 폐렴에 걸린 환자 15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 의하면, 아비간 복용 환자들의 치료기간이 11.9일로,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14.7일)보다 3일 가량 짧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 과정에서 환자의 체온, 산소 포화도, 폐CT 등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했다.

이같은 결과는 임상적으로, 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며, 앞으로 '외래 진료'에서 경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후지필름 측은 설명했다. 이는 또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후지필름 측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추가로 분석한 뒤 이르면 내달 중 보건당국에 신종 코로나 치료로 승인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니케이신문은 보건 당국자의 말을 인용, 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검사후 한 달내에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도 아비간의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후지필름 측에 국가적 비축 물량을 기존의 3배로 늘려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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