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으르릉거리는' 푸틴과 나발니, 나란히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서로 으르릉거리는' 푸틴과 나발니, 나란히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5 0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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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요식업 재벌, 나발니의 모스크바 아파트에 압류 딱지 붙여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정적' 세르게이 나발니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나란히 추천됐다. 서로 손을 맞잡고 평화를 위해 기도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각각 후보로 추천됐다니 외국인이 보기에는 한편의 코미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작가 세르게이 콤코프는 24일 푸틴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신청서가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벨상 위원회에 지난 10일 접수됐다고 밝혔다. 추천서에는 콤코프 외에 러시아의 사회활동가들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공적이나 배경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방송 출연을 준비하는 푸틴 대통령/현지 방송 캡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크렘린이이 직접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만약 수상하면 멋진 일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밝혔다.

앞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려져 최근 회복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 대학에 재직 중인 러시아인 교수 세르게이 예로페예프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를 연구하는 유명 대학의 여러 교수가 나발니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모스크바 행 기내에서 쓰러진 뒤 독일 베를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23일 퇴원했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노비촉' 계열의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으나 러시아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지자들과 버스안에서 셀카찍는 나발니/SNS 캡처

그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는 사이, 나발니의 모스크바 아파트가 압류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발니 측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는 24일 "모스크바 남동쪽 마리이노 지역에 있는 나발니의 아파트에 집달관들이 와 붉은 딱지(압류 딱지)를 붙였다"며 "(푸틴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쥔이 소유한 요식업체 '모스크바 학교'가 나발니에게 제기한 소송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발니의 은행 계좌도 동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집달관, 나발니 아파트 압류/얀덱스 캡처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지난해 10월 '모스크바 학교'가 나발니와 그가 운영하는 반부패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나발니 측에 8천800만 루블(약 13억4천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쉬콜라(초중고 학교)에 급식을 제공하는 '모스크바 학교'는 어린이들의 급식을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나발니 측의 고발 보도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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