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슈퍼 맘들의 탄생 - 사자, 표범 새끼 키우는 간 큰 애견들
'동물의 세계' 슈퍼 맘들의 탄생 - 사자, 표범 새끼 키우는 간 큰 애견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6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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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동물원'서 사자 새끼 수유중인 세퍼드, 표범 새끼 키운 리트리버
고양이 종, 다람쥐와 고슴도치 새끼도 품에 안고 정성껏 키워 - "기적 같은 일"

'동물의 세계'에서는 눈으로 믿지 못할 '기적' 같은 일이 가끔 일어난다. 먹이감으로 던져진 염소가 시베리아 호랑이의 '절친'으로 지내고, 갓 새끼를 낳은 암컷이 다른 종의 버려진 새끼를 자신의 젖으로 키우는 '슈퍼 맘'이 되기도 한다. 모두 극동러시아 연해주의 동물원에서 일어난 경우다.

염소와 호랑이의 '우정'은 호랑이가 염소를 공격하면서 끝내 '비극'으로 끝났지만, 위대한 모성애는 최근 시작돼 현재 진행형이다.

연해주에서 독일산 셰퍼드가 버려진 사자 새끼 두마리의 엄마 역할을 맡았다/얀덱스 캡처
사자 새끼 2마리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산드라/사진출처:동물원 인스타그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해주 나제진스키에 있는 '백사자 동물원'에서는 독일산 셰퍼드 '산드라'가 어미에게 버려진 사자 새끼 2마리를 친자식 이상으로 정성껏 돌보고 있다. '산드라'는 동물원 인근의 한 가정집에서 키운 8살짜리 애완견으로, 거의 같은 시기에 출산해 젖도 풍부하다고 했다. 산드라의 젖에는 새끼 사자의 정상 발육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전문가들은 '산드라'가 백사자의 새끼들을 키우는 것은 동물의 세계에서도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입을 모은다. 

산드라가 '슈퍼 맘'이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로 이뤄졌다. 새끼 남매를 출산한 백사자 '시로나'가 새끼 키우기를 거부한 것. 백사자 집안에서는 가끔 그런 경우가 발견되는데, 지난 6월 스페인의 한 동물원에서도 새끼 양육을 거부하는 백사자가 나오는 바람에 수의사들이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다행히 소식을 들은 동물원 인근의 '산드라' 견주가 갓 출산한 산드라를 동물원에 보내면서 '셰퍼드 엄마에 사자 새끼'라는 '이색 가족' 구성이 가능해졌다. 동물원측이 인스타그램(SNS)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산드라는 가만히 자리에 누워 사자 남매에게 젖을 먹이고, 가끔 사랑스럽게(?) 머리털을 핥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새끼의 털이 '백사자' 답게 하얀 색깔은 아니다. 그래서 버림받았나?

'슈퍼 맘'의 탄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퍼 맘'의 원조는 골든 리트리버 종의 '테시'다. 테시는 지난 2017년 블라디보스토크의 '사드고로드 동물원'에서 아프리카 표범 새끼의 엄마 역할을 맡았다.

표범 새끼를 키운 리트리버 '슈퍼 맘' 테시/사진출처:사드고로드 동물원 

당시 표범 암컷이 출산 후유증으로 새끼를 물어죽이기 시작하자, 수의사들이 급히 새끼들을 어미에게서 떼어냈는데, 살아남은 새끼 한마리가 젖병 우유마저 거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테시'에게 엄마 역할을 맡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 '테시'는 자신의 새끼 강아지 4마리와 표범 새끼 1마리로 '새 가정'을 꾸리리고 모두 튼튼하게 키워냈다고 한다. 

동물원 수의사들은 표범 새끼의 몸무게가 3주 만에 몰라보게 늘어났고, 1달 보름만에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기 시작해 '테시'에게서 떼어냈다. 더 크면, 테시가 그 표범 새끼를 물어죽일 위험도 아주 컸다고 한다.

다람쥐를 키우는 고양이 맘/사진출처:현지 SNS

크림반도에서는 '고양이와 다람쥐 가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 공원에서 죽은 나무 치기를 하던 중 다람쥐 어미가 놀라 도망치는 바람에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다람쥐 새끼들이 졸지에 고아가 됐다.

현지의 동물보호 센터가 새끼 다람쥐에게 우유를 먹어 키우려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녹색 눈 고양이 암컷에게 입양을 시도했다. 다행히 그 고양이 암컷은 새끼 4마리를 낳아 기르고 있음에도, '고아 다람쥐'를 잘 돌보며 키웠다고 한다. 

지난해 이르쿠츠크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친 새끼 다람쥐가 '고양이 가정'에게 입양된 사례도 공개됐다. '고양이 맘'은 새끼 다람쥐에게 수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핥고 빨고, 마사지해 새끼 다람쥐는 1주일 후에 다친 팔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슈퍼 맘'의 지극 정성이 통한 것이다. 

 고슴도치마저 품에 안고 키우는 고양이 '슈퍼 맘'/사진 출처:애견병원 'Кот и Пес'

이밖에 고양이 '슈퍼 맘'이 고슴도치 새끼를 우유를 먹여 건강하게 키운 경우도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찾아보면 보고도 믿지 못할 '기적'이 동물의 세계에서 가끔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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