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13일만에 불안한 '일시 휴전' - 러시아 중재 결실
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13일만에 불안한 '일시 휴전' - 러시아 중재 결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0.11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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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은 '포로및 전사자 시신 교환 휴전' - 종전을 위한 협상 시발점 가능성도
휴전 발효 직후 서로 '휴전 위반' 비난, 아제르바이잔의 강경입장에 불안 지속

치열한 포격및 공습전을 벌이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10일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교전 발발 13일만이다. 하지만, 휴전 발효 직후 양국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을 위반했다"며 비난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들과 '3자 협상'을 주도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0일 새벽 "양국이 사망자의 시신과 포로 교환을 위해 이날 정오부터 휴전하기로 했다"며 "휴전 기간에 국제적십자사의 규정에 따라 포로와 시신들이 교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르메니아과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서 휴전에 합의/얀덱스 캡처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의 휴전 체제 위반 비난/얀덱스 캡처

모스크바서 9일 시작된 '3자 협상'은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이튿날 새벽 3시께 '일시 휴전' 합의을 도출해 냈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고질적인 분쟁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지난 1994년 휴전 협상에 나섰던 민스크 그룹(러시아, 미국, 프랑스)이 주도적으로 향후 협상 중재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협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와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갖고, "포로 및 시신 교환을 위해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양국 외무장관들을 모스크바로 초청하면서 시작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후 제이훈 바이라모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과 조흐랍 므나차카냔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이 마주앉은 사진을 페이스북 등에 올리며 '3자 협상' 시작을 알렸다.

가까스로 일시 휴전은 성립됐지만, 항구적인 휴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휴전 직후 양국이 서로 휴전협정의 위반을 비난하고 나선 것으로도 '불안한 미래'를 예측 가능하다. 아제르바이잔의 입장이 보다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튀르크계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해온 터키도 이번 휴전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세(?)에 몰린 아르메니아는 이번 교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휴전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나,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가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철수해야 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이 우위에 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10일 TV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아르메니아에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마지막 기회를 줬다"며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 땅(나고르노-카라바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포격전을 벌이고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사진출처:양국 국방부, 페이스북

1994년 휴전 이후 불안한 안정을 이어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올해 들어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지더니, 급기야는 지난 9월 27일 대규모로 충돌했다. 이번 교전에서 양측은 민간인 포함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교전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 당국은 이번 충돌이후 현재까지 군인 376명, 민간인 22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양측이 서로 주장하는 통계가 현격하게 다르지만, 아르메니아 측은 아제르바이잔 군의 피해가 병력 4천369명, 무인기 162대, 헬기 16대, 항공기 17대, 전차 508대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측은 아르메니아 군이 전차 250대, 화포 270문, 군용차량 150대, 방공시스템 60대 등을 잃었다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원래 소련 시절부터 민족종교적 분쟁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했으나,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의 해체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을 중심으로 독립을 선포하고 아르메니아와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스탈린 시절 이후 이 곳을 행정적으로 지배해온 아제르바이잔이 반발하면서 1992∼1994년 전쟁이 벌어졌고, 그 결과 아르메니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게 됐다.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의 철수를 주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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