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과 아주 유사한 길, 타지크 라흐몬 대통령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과 아주 유사한 길, 타지크 라흐몬 대통령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0.13 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년 가까운 1인 독재, 대선 또 승리 향후 7년간 집권 가능

중국아시아 지역에는 국가 명칭이 ~스탄(땅)으로 끝나는 나라가 5개다.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외에도 총선불복 시위로 혼돈에 빠진 키르기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이다.

땅덩어리와 인구가 다른 3개국과 확연히 차별되는 우즈베크와 카자흐는 비교적 정치 경제 사회적 안정을 이룬 반면, 인구 600~700만명에 불과한 작은 3국은 아직 소련의 해체 영향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키르기스는 지난 30년간 정치 체제의 불안정으로 '쿠데타성 시민혁명'이 잦고, 투르크메니스탄과 타지크스탄은 거꾸로 '소비예트 식' 권위주의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타지크스탄은 30년 가까이 1인 독재가 이뤄지면서 '북한급 독재체제'로 알려져 있다.

라흐몬 대통령, 타지크스탄 대선에서 5번째 승리/얀덱스 캡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중국·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접한 타지키스탄에서는 11일 대통령선거가 실시됐다. 30년 가까이 집권중인 에모말리 라흐몬 현 대통령(68)이 90%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5명의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 나섰는데, 라흐몬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사실상 들러리다. 

타지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대선 잠정 개표 결과, 라흐몬 대통령이 90.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5.3%. 

구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뒤 내전 와중에 집권한 라흐몬 대통령은 '국가 안정의 수호자'로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한다. 옛 소련의 집단농장 책임자 출신으로, 1992년 독립 타지키스탄의 최고회의 의장(당시 국가 원수)에 오른 뒤 1994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후 1999년, 2006년, 2013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016년에는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통해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타지크스탄 대선 투표 장면. 현 대통령 승리라는 자막이 떠 있다/러시아 TV 캡처

이번 당선으로 라흐몬 대통령은 다시 7년 동안 5기 집권을 이어갈 수 있다. 집단농장 책임자 출신에 30년 가까이 철권통치까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걸어온 길과 아주 비슷하다. 라흐몬 대통령의 독재에 반대하는 야권 활동가들과 반정부 성향 언론인 등이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한 것도 닮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