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덕수궁서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 특별전, 11월 11일까지
서울 덕수궁서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 특별전, 11월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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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21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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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시해사건 목격자이자 건축가 사바틴 관련 자료 모두 전시
한러수교 30주년 기념전시회, 프롤로그와 3부로 구성-온라인 관람도

한러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부제: 사바틴이 남긴 공간과 기억)이 20일 서울 덕수궁 중명전 2층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1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은 전날 온라인으로 먼저 소개됐다. 

사바틴은 구한말 조선에서 활동했던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이바노비치 세레딘 사바틴(1860∼1921)이다. 1895년 10월 8일 새벽, 미우라 고로(三浦梧樓) 조선 주재 일본공사가 지휘하는 일본 낭인들이 경복궁에 난입해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순간을 목격한 인사중 하나다. 그는 미국의 다이 장군과 함께 시해 당일 경복궁 당직관으로 근무하던 중, 새벽 4시쯤부터 시해 사건을 지켜봤고,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전날 덕수궁 중명전 앞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바틴이 우리 기억에 남는 건 을미사변의 목격자로서 역사에 중요한 증인이 됐다는 사실"이라며 "사바틴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미흡했다"고 말했다. 

전시회 영상을 지켜보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특별전이 열리는 덕수궁 중명전/문화재청 홈피 캡처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는 "양국은 1884년 조러수호통상조약을 맺은 19세기부터 호의를 바탕으로 좋은 이웃이자 친구로 관계를 맺어왔다"며 "이번 특별전으로 서로를 더 알게 되고 우정도 깊어지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와 1부 '조선에 온 러시아 청년 사바틴', 2부 '러시아공사관, 사바틴의 손길이 닿다', 3부 '사바틴, 제물포와 한성을 거닐다'로 구성된다. 프롤로그에서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목격자인 사바틴을 소개한다. 사바틴이 직접 그린 명성황후 시해장소 약도와 당시 상황을 기록한 사바틴의 증언서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부에는 사바틴의 국내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모았다. 1883년 9월 조선에 온 그는 인천해관에서 근무했으며, 1888년에는 한성에서 궁궐 건축에 참여했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목격 이후 조선을 떠났다가 1899년께 다시 돌아왔고, 1904년 러일전쟁 후 한반도를 떠날 때까지 건축 및 토목사업에 관여했다. 

2부에서는 러시아공사관 건립 관련 내용을 다룬다. 공사관 건립은 러시아 대리공사 베베르가 주도했지만, 예산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고, 이후 사바틴이 예산과 설계를 수정해 완성했다. 러시아공사관의 최초 설계안(베베르)을 비롯해 견적서, 사바틴의 공사 대금 요청 청원서, 대한제국 황제의 개인 주택 계획안 등을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제물포구락부와 독립문, 손탁호텔, 덕수궁 중명전·정관헌, 경복궁 내 관문각, 러시아공사관 등 사바틴이 건설에 참여했거나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모형과 사진을 전시한다. 

온라인 전시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유튜브(www.youtube.com/chluvu), 다음 갤러리 등에서 진행되며, 가상현실(VR)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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