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화웨이 스마트폰, 러시아 시장서도 밀린다
코너에 몰린 화웨이 스마트폰, 러시아 시장서도 밀린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0.21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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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삼성을 추월했던 화웨이, 미국의 봉쇄로 샤오미에 2위 자리 넘겨줘
극동지역 광고전 시작, 5G 시스템 구축, 투자 등으로 러시아 시장 지키기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이 러시아 시장에서도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 스마트폰의 러시아 판매량은 지난 9월 중국 샤오미에 밀려 2위권에서 탈락했다. 1위는 여전히 삼성.

화웨이는 그동안 러시아 시장에서 '아너'(Honor)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몇달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5월까지 잘 나가던 화웨이의 Honor 9a, 9c, 9s 모델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러시아 소비자들은 샤오미 제품으로 갈아탄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지난 9월 현재 샤오미는 점유율이 3%p 오른 11%를 기록했다.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 러시아 시장 2위 자리 꿰차/얀덱스 캡처

화웨이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2019년 5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 아이폰의 iOS와 함께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을 양분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OS가 탑재가 불가능해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자체 운영체제인 '하모니'(Harmony)OS를 출시했으나 역부족이다. 삼성 스마트폰의 자체 OS인 '타이젠'과 마찬가지로 이미 시장을 장악한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기는 힘들다.

시장점유율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지난 8월 조사에서 21%(4월)에서 16%로 떨어졌고, 샤오미는 8%에서 11%로 늘어났다. 

현지 전문가들은 "샤오미 스마트폰의 입지 강화는 이통업체 메가폰과 비라인, 스뱌즈노이, 텔레2 등에서 확인되고, 대형 전자유통업체 '엠비디오'(M.video)와 '엘로라도'(Eldorado)에서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최대 이통업체인 MTS는 지난 3분기 판매대수로 볼때, 삼성이 28.2 %로 선두를 고수하고, 샤오미가 14.9%, Honor(화웨이)가 13.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화웨이 인기 모델 Honer 스마트폰/현지 TV 캡처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화웨이에게 믿을 수 있는 시장은 러시아 등 일부 반미 국가 시장이다. 화웨이가 극동 러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화웨이는 최근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심 지역에서 스마트폰 광고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코카콜라와 삼성이 주로 차지해온 광고판이다. 화웨이는 또 이통사 MTS와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극동연방대 캠퍼스에 극동 최초의 5G 시험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2일까지 '2020 디지털 커뮤니티 콘퍼런스'를 열었다. 

화웨이는 모스크바 콘퍼런스에서 T(기술), I(산업), G(성장), E(생태계), R(신뢰성)이라는 5가지 주요 가치(TIGER)를 제시하면서 러시아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니즈니노브고로드, 노보시비르스크, (벨라루스) 민스크에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있는 화웨이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누가봐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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