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의 끝판왕? - 참가자에게 바이러스 직접 주입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의 끝판왕? - 참가자에게 바이러스 직접 주입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0.21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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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백신 연구 위한 '고의적인 바이러스 감염 임상' 내년 1월 시작
천연두 퇴치를 위한 '우두접종법' 개발 이후 200여년 만에 처음 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 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획기적인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을 추진 중이다. 임상 참가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게 직접 노출되도록 하는 시험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3,360만 파운드(약 5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임상은 내년 1월에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고의적인 바이러스 감염 임상 시험'은 런던 임페리얼 대학과 로얄프리 병원의 연구조직 'hVIVO'에 의해 공동으로 진행된다. 임상은 참가자들에게 유력한 신종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뒤 한달 후에 코로나 감염에 필요한 최소 용량의 바이러스를 직접 인체에 주입,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영국(정부), '고의적인 신종 코로나 감염 임상 시험'에 4,400만달러를 제공/얀덱스 캡처

이같은 임상 시험은 백신 개발 역사상 두번째라고 한다. 천연두 퇴치를 위해 천연두 바이러스를 직접 한 소년에게 주입하는 방법으로 '우두접종법'을 발견한 영국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1749-1823)이후 처음이라는 것. 그는 1796년 우두를 접종한 8세 소년에게 천연두 농(바이러스)를 여러 차례 접종했으나,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번 시험에는 우선 18~30세의 건강한 젊은이 9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다양한) 백신을 맞은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직접 몸안으로 넣는다. 첫 번째 결과는 2021년 5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상 주최 측은 "이번 임상에서 참가자들의 안전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 진행 병원측에서 참가자들의 건강및 예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모습/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금전적 보상도 일반 예상을 웃돈다. 이미 약 2,000명의 사람들이 이 연구 참가에 지원했는데, 참가자당 4,000 파운드 (약 6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이 연구에 동의한 사람이 3만7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큰 비용을 들여가며 이같은 임상을 진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백신의 효과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장 유망한 (백신및 치료) 약물을 결정하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또 확진자가 주변 사람을 감염시키는 과정과 영향에 대한 심층 연구도 가능하다고 한다.

임상 주최 측은 "이 연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질환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감염 예방 징후를 확인하는 한편, 백신 후보 물질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특정한 연구에 대한 자료 축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첫 신종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

그러나 '고의로 사람을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시킨다'는 인체실험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 보건기구 (WHO)는 "참여자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그같은 임상도 일단 수용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영국 관련 기관들의 승인을 받은 뒤에야 시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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