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타타르스탄서 경찰서 방화사건 발생 - 범인은 현장서 사살돼
'역사 선생 참수'라는 프랑스발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 사건이 신종 코로나(COVID 19)의 감염 확산으로 불안감과 피로감이 엄습한 러시아에도 유사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울 조짐이다.
러시아에는 중남부와 카프카스 지역에 이슬람권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고,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테러 사건도 잦은 편이다. 시리아 기반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과 알 카에다의 테러 활동과 연계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러시아에서 발생했으며, 이슬람 무장 세력에 가담하기 위해 러시아를 떠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30일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러시아에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들이 젊은이들을 불법 활동에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트루쉐프 국장은 "무슬림(회교도)은 전통적으로 비 무슬림 시민들에게 이슬람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급진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젊은이들을 불법적인 활동에 참여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이슬람권역에 속하는 중부 타타르스탄에서는 16세 청소년이 현지 경찰서(파출소) 방화를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인적이 드문 이날 새벽 3시께 파출소 건물에 2개의 화염병을 던져 방화를 시도하다가 발각되자,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관에게 저항했다.
범인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경찰관을 공격하다가 사살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범인은 현지 '쿠크모르' 지역 주민으로, 극단주의 성향을 지닌 '요주의 인물'로 이미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대범죄를 담당하는 현지 수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테러 시도와 경찰관 가해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기로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사건이 최근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 논란 이후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련의 테러 사건들에 자극받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타타르스탄은 390만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이슬람권 자치공화국이다.
이날 사건은 이종종합격투기(UFC) 최고의 스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추총자들을 향해 '얼굴 훼손'을 촉구하며 올린 인스타그램 메시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의 역사 선생에 대한 무슬림 참수사건을 강하게 비난하며, 종교에 대한 비판의 자유를 옹호해 이슬람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29연승 기록후 돌연 은퇴를 선언한 하빕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신발 자국 흔적이 뚜렷한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 사진과 함께 "알라는 계산이 빠르다 - 당신은 그것을 볼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나아가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15억 명 이상의 무슬림(신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이 사람과 그 추종자들의 얼굴을 훼손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프랑스 역사 선생 참수 사건의 범인은 러시아 체첸자치공화국 출신의 10대 무슬림 청소년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튀니지 출신 20대 무슬림 청년이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숨지게 하는 등 무슬림의 극단적 행동이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