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엔 '주 4일 근무'가 논의중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활성화될까?
러시아엔 '주 4일 근무'가 논의중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활성화될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0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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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총리, 지난해 '주 4일 근무' 화두 던진 뒤
4일 휴무로 월화 근무, 수 휴일, 목금 근무 실제 상황

신종 코로나(COVID 19) 시대에 '주 4일 근무' 논의는 뜬금 없다. 재택근무가 낯설지 않는 판에 '주 5일 근무'든, '주 4일 근무'든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다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유행) 현상이 끝나면, 재택근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 4일 근무' 논의가 조금씩 나오지 않을까 싶다. 

러시아인들에겐 '4일 근무의 주'가 시작됐다/얀덱스 캡처

러시아에선 지난해 여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주 4일 근무'의 화두를 던지면서 하원(국가 두마)을 중심으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질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총리가 실각하고, 신종 코로나 팬데믹이 몰아치면서 논의 자체가 쑥 들어갔는데, 최근 '주 4일 근무' 환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연찮게도 이번 주에 '주 4일 근무' 체제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 4일 근무'는 이틀 일한 뒤, 하루(수요일) 쉬고,이틀 일한 뒤 주말(토일)을 쉬는 시스템이다.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도 환상과 실제는 조금 달랐다. 

현지 언론이 최근 '주 4일근무'를 또 제기한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다. 1년여만에 '주 4일 근무'에 대한 여론조사가 최근 발표됐고, 이번 주가 실제로 '주 4일제' 근무 체제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난 4일은 러시아에서 '국민통합의 날'로 휴무였다. 공교롭게도 수요일이어서 2, 3일 이틀 일한 뒤, 4일 쉬고, 5, 6일 근무했다. 러시아 일반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나, 모스크바의 경우, 기업체 근무자의 3분의 1이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상태여서 '주 4일 근무' 체제를 직접 몸으로 체감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듯하다.

주 4일 근무 전환에 러시아인 40%가 지지/얀덱스 캡처
주 근무일 단축 제안에 대한 러시아인 태도가 바꿨다/현지 언론 rbc 캡처

중요한 것은 '주 4일 근무'에 대한 러시아 인들의 달라진 반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선호도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포탈 'Superjob'이 150개 지역의 기업 대표 500명과 344개 지역 경제활동 인구를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는 절반 가량(49%)가 주 4일 근무에 찬성했는데, 올해는 40%로 9%P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급여 손실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4, 5월 두달을 '자가 격리'를 겪은 그들에게 '일을 해야 돈을 번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 기간이 된 것으로 보인다.

'Superjob'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에 대한 반대 응답자도 37%로 지난해(31%)에 비해 늘어났다. 성별로는 여성은 남성보다 주 4일 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42% 대 38%), 남성은 하루를 더 직장에서 보내고 싶어했다(40% 대 34%).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 수록 주 4일 근무를 꺼려했다. 24세 미만의 젊은 층은 44%가 주 4일 근무에 찬성했으나, 35세 이상은 37%에 머물렀다. 또 주 5일 근무의 업무량을 4일만에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상당했다. 주 4일 근무 대신 업무 강도를 25% 가량 늘리겠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도 76%에서 65%로 떨어졌다. 

소득별로는 연봉 8만 루블 이상의 고소득층은 다른 계층에 비해 주 4일 근무에 대한 찬성률이 낮았다. 응답자의 34%가 주 4일 근무에 찬성했다. 그 이유 역시, 소득 감소 우려 때문이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2019년 5월~2020년 4월)간의 러시아인 중간 급여(중위 소득)는 월 3만5천 루블(56만원)이다. 러시아 국민이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50번째에 해당하는 게 중위 소득이다. 특히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러시아인은 한달 6만루블 소득을 괜찮은 수입이라고 봤다.  

러시아 기업 중 2%만 주 4일 근무제 시행/얀덱스 캡처

그러나 조사에 응한 기업 대표의 2%는 현재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또 다른 4%의 고용주는 앞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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