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화이자 '90% 백신 효능' 발표에 러시아 "우리도 90%이상", 맞대응 왜?
미 화이자 '90% 백신 효능' 발표에 러시아 "우리도 90%이상", 맞대응 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1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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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명 임상 대상자 중 겨우 90명의 분석 결과 - "우리도.." 발표 빌미 줘
확진자 급증에도 생산량 부족으로 백신접종 못해, 11월에 8만 도즈 생산

미국과 러시아간에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백신이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러시아도 9일 정식 등록된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과, 90% 이상/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의 등록후 임상(임상 3상)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국립예방의학연구센터 옥사나 드라프키나 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또 다른 효과적인 백신의 등장은 좋은 소식"이라고 전제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스푸트니크Ⅴ' 백신의 효능도 90%가 넘는다"고 밝혔다. 성명은 "러시아 보건부의 위임을 받아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접종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90% 이상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러시아 보건당국이 서둘러 민간인 대상 예방접종에 나서지 않는 것은, 효능과 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량 부족 때문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푸틴 대통령도 최근 "'스푸트니크 V' 백신의 대량 생산에 문제가 있다"며 관련 시설 증설을 촉구한 바 있다. 

러시아 신종 코로나 백신. 위는 스푸트니크V, 아래는 벡토르 연구소 개발 에피박코로나 백신/사진출처:각 연구소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생산 물량은 10월 4만 도즈(1회 접종 물량), 11월에도 8만 도즈에 불과하다.

러시아에서 2번째로 백신으로 등록된 소위 '벡토르 백신'(에피박코로나)는 조만간 6만 도즈가 처음으로 생산돼 러시아 전역에서 '등록 후 임상' 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제약회사 화이자 측은 백신 3상 임상 참가자 중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신종 코로나를 예방하는데 90% 이상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4만4천명의 임상 대상자 중 100명에도 못 미치는 적은 분량의 자료이지만, 90%의 예방 효과는 전문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글로벌 증시가 이 소식에 일제히 폭등한 이유다.  

미 화이자 개발 백신의 효능이 90%이라는 중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러시아 국방부 산하 의료기관의 임상 시험 장면

그동안 전문가들은 75%이상의 효과를 지닌 백신의 출현을 기대했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이 50∼60% 효과만 보여도 '그런대로 괜찮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 화이자 측의 이번 발표는 러시아측에 "우리도.."라고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줬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스푸트니크V' 백신 임상 3상이 모스크바에서 진행되고 있고, 18세 이하, 65세 이상 임상 시험 확장 발표도 나온 상황에서, 100명 안팎의 소수 인원에 대한 효능 분석은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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