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신종 코로나 백신 협력이 가능할까?
러시아와 신종 코로나 백신 협력이 가능할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19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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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엘라파, 러시아 백신 CMO 생산 계약 체결
외교부, 러시아 백신 개발사측과 첫 공식 접촉?

외교부의 정기용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이 러시아 외무부의 초청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갔다. 목적은 제 4차 한-러시아 북극협의회 참석. 한-러 양국은 19일 한-러 북극협의회를 열고, 북극항로·조선·북극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북극과 멀찍이 떨어져 있지만, 북극 항로 이용 등 북극권 개발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는 솔직히 북극 의제에서 제외된 나라다. 북극권을 끼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해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미국, 캐나다 등 8개국이 정부간 협의기구로 '북극 이사회'를 결성, 북극 문제에 관해 협력및 조율, 상호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북극 이사회의 옵서버 지위를 획득했지만, 북극 문제에 직접 관여하기 힘들다. 다행히 러시아가 2021~2023년 북극 이사회 의장국을 맡고 있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한-러 북극협의회를 잘 활용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북극 항로 이용등에서 러시아 측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부르면(초청하면) 신종 코로나(COVIF 19) 위험에도 불구하고 두말 말고 (정 국장이) 달려가야 하는 이유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사진출처:스푸트니크백신.com

정 국장의 러시아 일정중 관심을 끄는 것은,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측과의 미팅이다. RDIF는 러시아의 첫 신종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로, 백신의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정 국장은 20일 블라디미르 프리막 RDIF 국제협력국장을 만나 '스푸트니크V' 백신 이야기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한다.

프리막 국장이 정 국장에게 전할 메시지는 추측 가능하다. 러시아는 신흥 개발국을 대상으로 푸틴 대통령이 앞장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마케팅에 나설 만큼 백신의 해외 생산및 판매에 관심이 높다. 최근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백신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러시아도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은 17일 브릭스(BRICs) 국가 정상들과 화상회담을 통해 '스푸트니크Ⅴ' 제조와 유통을 공식 요청했다. 인도와 브라질은 임상시험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중국 인도와는 제조 계약을 맺은 상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은 국내 중소제약사인 '지엘라파'가 내달부터 CMO(위탁) 생산을 하기로 했다. 지엘라파 측은 그러나 "우리 정부와 아무 관련이 없는 CMO 생산 계약"이라며 "국내 유통과 한국 정부와의 협상은 계약서에 일체 언급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RDIF가 방러한 정 국장을 굳이 만나려고 한 이유가 설명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백신 수급 계획은 대충 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백신 개발업체로부터 3천만 명분 이상의 백신 공급 제안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임상 3상에 들어간 해외의 백신 5개 제품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공동)와 모더나, 국내서 위탁 생산될 유럽의 아스트라제네카(영 옥스퍼드대학 공동), 3상 시험중인 존슨앤존슨 등이 개발한 백신이 우리나라가 구매할 유력 제품으로 꼽힌다. 국내 바이오 기업 '아이큐어'는 미국 모 제약사의 신종 코로나 백신을 수입할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은 그동안 CMO 생산 이야기만 나왔을 뿐, 구매 협상 소식은 전해진 게 없다. CMO 생산 국가가 자체 유통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러시아 측으로서는 한국 정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모스크바시 mos.ru

아직 완벽하지 않는 신종 코로나 백신의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효능과 안전성은 물론, 개발 방식과 유통 인프라 등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mRNA(메신저 유전자) 방식으로, 스푸트니크V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인체 바이러스를 이용한 '벡터 방식으로 개발됐다. 존슨앤존슨도 벡터방식으로 개발중이다. 

mRNA 방식은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이 처음이다. 백신 역사를 새로 쓰는 의미도 있지만, 축적된 정보가 없는 게 최대 약점이다. 화이자 개발 백신은 유통및 보관 과정에 영하 70도의 초저온 냉동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우리 의료업계가 현재 활용 중인 냉동 컨테이너의 '콜드체인'으로 충분히 운송이 가능하하다고 한다. 나아가 내년 2월부터는 '동결 건조' 형태로 유통시킬 예정이다. '동결 건조'는 일반 식품에서도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동결 건조된 백신은 희석액을 통해 희석한 뒤 투여하면 된다. 최근 논란이 된 '독감 백신' 유통과 같은 문제가 생길 소지가 거의 없다. 

백신 효과와 안정성만 어느 정도 확보되면, 가격이나 운송의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이 가진 장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V 백신도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1만6천여명이 2차례 접종을 끝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우리나라에서 접종 받으려면 일러야 내년 상반기다. 그때 쯤(내년 5월)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의 임상 3상도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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