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 황후'의 귀환 - 전성기 지난 툭타미셰바, 피겨 그랑프리 깜짝 우승
'악셀 황후'의 귀환 - 전성기 지난 툭타미셰바, 피겨 그랑프리 깜짝 우승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2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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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계챔피언 출신, 은퇴 미루고 도전 끝에 시니어그랑프리 석권
'신세대 3인방' 중 코스토르나야 2위, 트루소바 4위, 쉐르바코나는 기권

'악셀 황후가 귀환했다'
21일 끝난 2020-202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로스텔레콤 그랑프리 대회에서 2015년 세계 챔피언 출신의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23)가 깜짝 우승을 차지하자 이같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툭타미셰바,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금메달/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툭타미셰바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막을 내린 로스텔레콤 그랑프리 시니어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대회에서 지난 시즌 찬란하게 떠오른 '신세대 3인방'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3인방' 중 지난해 신인상을 거머쥔 알료나 코스트로나야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롱 에지 wrong edge)가 확인되면서 근소한 차로 2위를 차지했고,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는 아예 시상대에 오르지도 못했다(4위). 

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계는 지난해부터 코스토르나야와 트루소바, 안나 쉐르바코바 등 '신세대 3인방'의 독무대. 코스토르나야는 2019~2020 ISU 그랑프리 2개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뒤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높게 솟구친 만큼 그림자도 길었다. 러시아의 최고 피겨지도자로 꼽히는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지도를 받아온 코스토르나야는 지난 여름 동료 트루소바와 함께 투트베르제 코치의 품을 떠나 플류센코 코치팀으로 이적했다. 그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 않았다.

플류셴코 코치의 지도를 받는 코스토르나야/인스타그램 캡처

새 코치의 지도 아래, 새로 시작한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각자가 지닌 장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냉정한 평가가 내려졌다. 투트베리제 코치 팀에 남은 쉐르바코바는 쇼트프로그램 경기 도중 부상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신세대 3인방'이 주춤하는 사이, 전성기가 한참 지난 23세의 툭타미셰바는 안정된 게임 운용을 앞세워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하더니, 프리스케이팅에서 녹슬지 않는 악셀 기량을 과시하며 총점 223.39점(74.70=148.69)으로 1위에 올랐다.

툭타미셰바의 경기 모습/인스타그램 캡처
툭타미셰바/인스타그램 캡처 

그녀도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기에서는 구사하지 않았다. 대신 트리플 악셀과 더블 토루프로 시작해 3바퀴 반만에 또다른 악셀을 수행하는 과감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착지가 불안정해 점수가 깎였다. 

이후 툭타미셰바는 트리플 루츠, 트리플 플립, 더블 액셀+트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 트리플 루츠+더블 액셀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현지 전문가는 "피겨 선수로서는 전성기가 지난 툭타미셰바가 이번 대회에서 신세대 선수들과 경쟁해 우승해 놀랐다"며 "그녀가 '트리플 악셀의 황후'로 불린 이유를 이번 대회에서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한 매체는 "오늘은 리사(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의 날이고, 그녀가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고 썼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역시 코스토르나야'라는 소리를 들은 코스토르나야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사소한 실수들이 확인되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2개의 더블 악셀과 트리플 러츠, 트리플 플립, 트리플 러츠 등을 섞어 뛰면서 큰 실수를 범하지는 않았으나, 점프과정에서 롱에지(실수) 판정을 받았다. 

1위 툭타미셰바와의 점수차 3점(220.78점=78.84+141.94)인 것을 감안하면, 롱에지 실수만 없었다면 우승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코스토르나야는 경기가 끝난 뒤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자신에게) 화난 감정을 전부 감출 수는 없었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

쿼드러플 점프를 장기로 하는 트루소바는 점프 과정에서 4차례나 넘어지는 등 치명적인 실수로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녀는 새팀으로 옮긴 뒤 새로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고 빙판장에 나섰지만, 경기 자체는 몇 가지 중대한 실수로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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