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오존'(OZON), 미 나스닥 상장 '성공신화'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오존'(OZON), 미 나스닥 상장 '성공신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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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30달러에 3천300만주 공개 - 첫날 33%이상 올라, 시가총액 72억달러 기록
비대면 시대,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의 대명사 - 1998년 오픈했으나 매출액은 3위

러시아의 '아마존'을 겨냥하며 출발한 인터넷 쇼핑몰(전자상거래 업체) '오존'(OZON, www.ozon.ru)이 미국 나스닥 상장(IPO)에 성공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존은 24일(미국 시간) 주당 30달러에 3천300만 주를 나스닥에 공개했다. 오존 주가는 개장 직후 40달러를 돌파하며 40%가까이 오른 43달러에 이르기도 했으나, 40.18달러에 마감됐다. 시가 총액은 72억 달러로, 러시아의 유력 IT그룹 'Mail.ru'의 64억 달러를 단숨에 넘어섰다. 오존 측은 이번 상장으로 10억 달러의 투자 자본을 확보했다.

오존의 주가는 미국 거래소에서 상장과 동시에 30% 이상 올라/얀덱스 캡처

현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COVID 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오존이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러시아의 온라인 상거래 역사를 개척해온 '첫 인터넷 쇼핑몰'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오존의 IPO 성공 신화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인 올레그 데리파스카의 En+그룹이 지난 2017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15억 달러를 확보한 후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En+그룹은 세계적인 알루미늄 업체 '루살'과 전기 회사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오존의 이번 IPO는 그러나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된 러시아 대표적인 IT기업 얀덱스(Yandex)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당시 얀덱스는 주당 가격 25달러로 시작해 거래 첫날에만 55%(38.84달러) 올랐다. 장중 한때 42.01달러를 찍기도 했다.

오존의 서방측 기관 투자자는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UBS 등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쇼핑몰 오존의 홈피/캡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소프트웨어 개발사 '레크소프트'(Reksoft)가 1998년 '테라 판타스티카'(Terra Fantastica) 출판사와 함께 '온라인 서점'(비디오도 취급)으로 문을 연 오존은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2000년 말 월 2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물류 전문업체 '베어링 보스토크'(Baring Vostok)가 2002년 오존에 투자(대주주)하면서 온라인 서점을 넘어선 '인터넷 쇼핑몰' 시대를 열었다.

그로부터 10년쯤 지난 2014년 러시아 최대 투자전문 회사 '시스테마' 그룹(АФК Система)가 오존 투자에 뛰어들면서 '러시아 온라인 상거래=오존'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져 현재에 이르렀다. 다만, 러시아의 인터넷 쇼핑몰 매출 순위로는 고려인 3세가 운영하는 쇼핑몰 '와일드베리즈'(Wildberries.ru), 전기전자 전문 쇼핑몰 씨티링크(Citilink.ru)에 이어 3위다.  

나스닥 상장 전까지 각각 45%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던 베어링 보스토크와 시스테마는 나스닥 상장으로 대박을 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존은 나스닥 상장 후 러시아의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증권)거래소에서도 주식 거래가 시작됐다.

오존의 홍보 이미지/홈피, 페북 캡처
오존의 물품 인도 박스/사진출처:위키피디아

오존의 IPO는 지난 10월 초 나스닥에 신청서를 내면서 시작됐다. 주관사인 스베르방크가 맡았다. 한때 미국의 기관투자자들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당 22.5~27.5 달러로 3천만주를 내놓을 계획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상 막판에 '큰 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공개 주식의 물량과 주당 가격을 모두 늘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투자전문업체 BCS의 안드레이 루세츠키 분석가는 "오존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은 러시아 전자상거래의 성장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전자 상거래는 전체 유통 시장의 7~8% 수준에 불과하고, 상위 3개 쇼핑몰의 시장 점유율이 18~20%에 그치는 초기 성장 단계라는 것. 서방 국가들의 경우, 3대 인터넷 쇼핑몰의 시장 점유율은 60~70%에 이른다. 러시아 전자 상거래의 '빅3'에 속하는 오존의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뜻이다.

올해 나스닥에 상장한 러시아 업체는 오존외에도 2개 업체가 더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이 얀덱스와 mail.ru그룹과 함께 '러시아 3대 성장 기업'으로 일찌감치 지목한 헤드헌터(HeadHunter)사가 지난 5월 주당 13.5달러에 1천630만주를 공개했다. 이어 뮤즈TV (Kismet Acquisition One Corp.)가 지난 8월 주당 10달러에 2천500만주를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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