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독특한 무인택배 시스템에 해킹 공격 - 택배함이 자동으로 열렸다
러시아의 독특한 무인택배 시스템에 해킹 공격 - 택배함이 자동으로 열렸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09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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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택배 선두업체 픽포인트, 4일 해킹 사건 발생 7일 현재 95% 복원
약 22억원 상당의 주문 4만 9천여건이 혼란 상태, 물품 1천여개 도난

러시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독특한 무인택배 시스템이 해킹 공격을 받아 전국 곳곳에 설치된 택배보관함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해킹 사건으로 무인택배 시스템을 운영하는 '픽포인트'(pickpoint.ru)는 총 1억5천만 루블(약 22억원) 상당의 고객 주문 4만9천여 건이 복잡하게 엉켜 버렸고, 보관함에 든 물품 1천여 개를 도난당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픽포인트, 해킹사건후 주말에 택배함 95%이상 복원 계획/얀덱스 캡처
택배업체 픽포인트 홈페이지. 공지문이 떠 있다/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픽포인트 측은 즉각 홈페이지에 “사이버 공격으로 체크포인트 시스템 운영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사과 글을 올리고, 조기 정상화와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픽포인트는 러시아에서 최근 몇년간 인터넷 쇼핑몰이 급성장하면서 무인택배 시스템으로 유통 분야를 장악한 택배업체다. 러시아에는 식료품 등 주문 상품을 집으로 직접 배달하는 택배 시스템도 존재하지만, 낮에 집을 비우는 가정이 많고 택배 상품의 도난 위험도 높아 무인택배함을 설치한 택배 시스템이 유통 시장을 장악해 왔다.

무인택배함은 얼핏 우리나라의 물품보관함과 비슷한데, 지하철 역과 대형마트, 주요 상가 등에 주로 설치돼 있다.

이용 방식은 비교적 편리한 편이다. PC나 휴대폰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판매처는 '픽포인트'와 같은 유통업체를 통해 주문자가 원하는 곳의 무인택배함으로 배달한 뒤, SMS나 모바일앱 알림으로 '수령 가능' 문자를 보내준다. 주문자는 이 알림을 받은 뒤 자신이 요청한 무인택배함으로 가 사물함을 열고 상품을 찾으면 된다. 

자동으로 문이 열린 택배보관함/사진출처:SNS
사진:SNS동영상 캡처

무인택배 시스템에 대한 첫 해킹사건으로 기록된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오후 3시쯤 픽포인트의 무인택배함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첫 신고 접수 20분 뒤 해킹된 2,732개의 택배함 중 80%를 차단했지만, 피해는 이미 발생한 뒤였다.

회사 측은 확인 결과, 사물함에 든 물품 1천여개가 도난당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픽포인트는 자체 보유한 택배함 약 5천 개와 제휴업체 3천여개를 합쳐 모두 8천여 개의 택배함을 운용중이다. 2019년 기준으로 픽포인트의 무인택배 시스템과 연결된 온라인 상점은 약 5만5천여 곳이며, 약 6천7백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사건 발생 후 신속하게 긴급 대응 TF팀을 설치, 모든 주문자들에게 알림을 보내 상품 수령 여부를 확인한 뒤, 미수령 상품을 가장 빠르고 편리한 방식 배달하고 있다. 또 7일까지 감염 시스템의 95%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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