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진짜 어디서 집무하고 있을까? - 소치 거주 숨겼다?
푸틴 대통령은 진짜 어디서 집무하고 있을까? - 소치 거주 숨겼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15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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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보도매체 "흑해 휴양지 소치에도 관저와 똑같은 집무실 있다" 의혹 제기
전용기 비행 기록, 과거 사진 등을 증거로 제시 - 크렘린 "잘못된 정보 공격"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노보-오가료보 관저의 집무실을 흑해 연안의 소치 휴양지에도 똑같이 만들어 놓고 마치 모스크바에 머무는 것처럼 속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Проект)는 지난 8일 '크렘린은 대통령의 거처를 숨기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대통령 휴양지인 소치에도 노보-오가료보 집무실과 똑같이 꾸며놓은 제2의 집무실이 있다"며 "대통령의 화상 회의 사진에 나온 곳은 노보-오가료보 집무실이 아니라 소치에 있는 제 2의 집무실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탐사 매체 프로젝트의 푸틴 대통령 거처 폭로 기사/캡처

푸틴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 초기부터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외부 인사들과 대면 접촉을 극도로 자제하고, 화상 형식으로 각료 회의 등 주요 회의를 진행하고, 일반인들과도 소통해 왔다. 그때마다 크렘린은 대통령이 노보-오가료보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탐사 매체는 "지난 11월 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쇄빙선 진수식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그의 전용기 비행 기록을 분석한 결과, 모스크바가 아니라 소치에서 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노보-오가료보 관저에 머물고 있었다는 크렘린의 발표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 푸틴 대통령과 만난 안드레이 코스틴 VTB 은행장의 2017년, 2020년 사진을 제시하며 소치에도 '복제 집무실'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

푸틴 대통령 전용기의 Flightradar24 비행기록/출처:탐사매체 '프로젝트'
프로젝트 측이 제시한 두장의 사진, 위는 2017년 노보-오가료보 집무실이고 아래는 2020년 소치 사진이라고 주장했다/출처:탐사매체 '프로젝트' 

소치 대통령 휴양소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을 초청해 가끔 정상회담을 갖는 별장이다.  

이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여러 곳에 사무실을 갖고 있지만 같은 모습의 사무실은 없다"며 집무실 복제설을 부인한 뒤, "대통령의 주변 사생활을 둘러싼 잘못된 정보 공격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탐사 보도 매체 프로젝트는 앞서 '대통령의 여자들'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트르부르크 출신의 숨겨진 여친을 공개한 바 있다. 또 다른 탐사매체 아이스토리(iStories)는 대통령의 둘째 사위가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업체 시부르의 주식 3억8000만 달러(약 4120억원) 어치를 단돈 100달러에 사들였다는 특혜 매수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이같은 폭로 기사가 터질 때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어떤 경로로 기사 작성이 이뤄지고 있는지 짐작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한 대통령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 푸틴의 '벙커' 소문 부인/얀덱스 캡처 

 

탐사 매체 '프로젝트'의 '황금가면' 2편 도입부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보-오가료보와 크렘린 대통령 집무실에는 대통령을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살균 터널'이 설치돼 있다. 방문객은 천장과 벽에서 소독약이 뿌려지는 이 살균 터널을 통과한 뒤에야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TV 프로그램에서 "푸틴 대통령은 안전을 위해 보통 5~6m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의료 서비스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은 현재 노보-오가료보에 머물고 있다"며 "그 곳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살던 곳으로, 필요할 경우 크렘린으로 온다"고 공개했다. 대통령의 새해 맞이와 관련, "매년 그랬듯이 가족과 친구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노보-오가료보에서 떠나는 귀빈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소셜미디어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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