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 최고 인기스타 코스토르나야와 메드베데바, 아직 고난의 행군 중
러시아 피겨 최고 인기스타 코스토르나야와 메드베데바, 아직 고난의 행군 중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17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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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여자 피겨스케이팅 부문 최고 인기 스타는 왕년의 에브게니아 메드바데바와 '러시아 피겨 3인방'중 한명인 알료나 코스토르나야다. 

메드베데바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그 전까지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을 연속 제패한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다. 코스토르나야는 시니어 부문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에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왕중왕전)에서 쟁쟁한 동료들을 제치고 우승, 신인상까지 챙기면서 일찌감치 '피겨 여왕' 자리를 예약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피겨 스포츠 경기 일정이 엉망이 된 상황에서 두 스타도 전에 없는 '고난의 행군'을 하는 중이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다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는 등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고통의 시간이 길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스토르나야는 15일 신종 코로나 감염을 극복하고 훈련을 재개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에는 '알료나 코스트로나야 훈련 시작'이라고 적혀 있다. 

코스토르나야는 신종 코로나의 폐렴 증세로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컵' 5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5차 대회에서는 14세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잇따라 경신하면서 우승했다.

지난 여름, 그동안 몸담았던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와 결별하고 에브게니 플류센코 코치 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마음 고생이 심했던 그녀. 홀가분하게 출전한 모스크바 '로스텔레콤 그랑프리' 대회(11월 19~21일)에서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컨디션이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코스토르나야, 신종 코로나 감염증 극복후 훈련 재개/얀덱스 캡처
코스토르나야 훈련 영상 캡처/인스타그램
알료나 코스토르나야/유튜브 캡처

코스토르나야의 훈련 재개는 오는 24~27일 첼랴빈스크에서 열리는 '러시아 챔피언십' 출전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선수권 대회인 만큼 코스토르나야를 비롯해 ISU 로스텔레콤 그랑프리 우승자인 엘리자베타 툭타미쉐바, 비공인 세계 기록 보유자 카밀라 발리예바, 전년도 챔피언 아나스타샤 쉐르바코바, 4회전 점프 기량을 갖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등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할 전망이다.

코스토르나야가 러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지난 시즌의 기량을 다시 보여줄지 궁금하다. 

메드베데바의 러시아 선수권 대회 시범공연 참여에 대한 전문가(로드니나)의 평가/얀덱스 캡처

여전히 제 컨디션을 못찾고 있는 메드베데바는,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로에 선 것으로 판단된다.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자기토바가 서서히 빙판계를 떠나듯이, 그녀 또한 그 길을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러시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라, 시범 공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 통증으로 ISU 로스텔레콤 그랑프리에 불참한 그녀는 신종 코로나 감염의 후유증으로 '러시아 컵 대회'도, 선수권 대회도 출전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메드베데바를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최대 피해자중 한명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메드베데바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그녀가 김연아 선수를 키운 캐나다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찾아갔다가 다시 투트베리제 코치로 돌아온 것 자체가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아직은 시간이 충분하다.

투트베리제 코치 팀과 함께 한 메드베데바/인스타그램 캡처

문제는 출전권 확보다. 그녀 나름대로 희망은 있다. '피겨 3인방'으로 꼽혔던 코스트로나야, 트루소바, 쉐르바코바는 '청소년기 문제'에 직면했고, 발레예바 등 주니어 선수들은 아직 시니어 무대에 나서기 쉽지 않다. 6번째 시즌에 들어가는 메드베데바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젊은 경쟁자들을 제칠 수도 있다. 로스텔레콤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툭타미쉐바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메드베데바는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동료인 자기토바에게 빼앗긴 뒤 불운의 연속이다. 훈련 중에 스케이트의 부츠가 꺾기면서 허리와 발목을 다쳤고, 심기 일전을 위해 캐나다로 갔으나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여름에 러시아로 다시 돌아와 소속 선수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투트베리제 코치'의 품에 안겼으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허리 통증이 다시 도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덮쳤다. 

현지 전문가들은 러시아 선수권 대회에 불참한 메드베데바가 다시 국가 대표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녀의 경력이 그렇다. 그녀는 2019년 세계선수권 동메달이 최근 경력의 거의 전부다. 경쟁자들은 적어도 한 번이상 러시아 컵 대회에 참가해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스포츠 매체는 메드베데바가 현재 인기가 식기 전에 광고에 더 많이 출연하는 게 본인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녀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면, 그나마 지금 누리는 인기도 더이상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솔직한 이유다. 올림픽은 늘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녀의 피겨 생명은 정말 끝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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