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핑 조작 혐의 러시아, 도쿄-베이징 올림픽과 카타르월드컵서 국가 표기 못한다
반도핑 조작 혐의 러시아, 도쿄-베이징 올림픽과 카타르월드컵서 국가 표기 못한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21 0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중재법원, 2년 징계안 확정 - 푸틴 대통령도 주요 스포츠대회 참관 불가

러시아는 내년에 도쿄에서 열리는 2020년 하계올림픽(2021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자국 국기(國旗)와 국가(國歌)를 사용할 수 없다. 또 2년간 주요 국제 대회를 유치하거나 개최할 수 없으며, 올림픽과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가 참가할 수도 없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 부총리, 장관을 뜻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에 있는 스포츠중재법원(CAS)는 17일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 혐의를 인정해 앞으로 2년간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징계를 확정, 발표했다. 다만, 기존의 징계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스포츠중재법원, 푸틴 대통령의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참관을 금지/얀덱스 캡처 

이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은 오는 2022년 12월 16일까지 '국가 대표팀 자격'으로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에 출전할 길이 막혔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 등 정부 대표단이 주요 스포츠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CAS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세계 반도핑 기구(WADA)는 지금부터 꼭 1년 전 러시아를 향후 4년간 올림픽 등 주요 국제스포츠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안을 확정했다.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선수들의 도핑을 주도 및 방조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징계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CAS측에 제소했고, CAS는 징계 기간을 2년으로 줄이는 등 일부 완화했다. 일부 외신은 "CAS가 징계 기간을 줄이고, 도핑 이력이 없는 선수들의 대회 출전 기회를 제한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은 '러시아측의 승리'로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유로 2020' 축구대회의 경우, 대회를 주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반도핑 기구의 '주요 국제대회 주관 기관'에서 빠져 있어, 러시아 축구 대표팀은 유로2020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관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는 '러시아'팀 이름으로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명이나 국기(삼색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복 속에 감춰진 '삼색기'를 귀국 비행기에서 공개하는 피겨스케이팅 은메달리스트 메드베데바(위)와 평창올림픽 러시아 대표단 입장 모습. 올림픽기를 들고 있다/SNS, 동영상 캡처 

다만, 징계가 완화(도핑 이력이 없는 선수들의 출전 가능)되면서 러시아 선수들은 유니폼에 '러시아'라고 표기할 수 있지만, '중립 선수'라고 별도의 표기를 추가해야 한다. 또 유니폼을 비롯한 어떠한 용품에도 '국기'를 새겨넣거나 축구협회 앰블럼을 넣을 수 없다. 러시아 축구팀이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경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희한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징계안에 대해 비톨트 반카 WADA 회장은 "전 세계 반도핑 시스템을 뒤엎으려는 어떠한 조직적 부정행위와 단합된 노력도 용납될 수 없다는 명료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반도핑위원회(USADA) 트래비스 타이거트 위원장은 "이번 징계안은 너무 약하다"고 반발했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삼색기를 든 러시아의 응원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러시아 TV 영상 캡처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테스트 결과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2017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래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야 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