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한번 대통령은 영원한 상원의원? 평생 면책특권도 누려
러시아서 한번 대통령은 영원한 상원의원? 평생 면책특권도 누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25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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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7월 개헌 이어 '전직 대통령 예우 수정 법안' 서명
전대통령과 가족 평생 면책특권, 대통령은 평생 상원의원 자격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게 평생 상원(연방회의, Совет Федерации) 의원직을 보장하고, 그와 가족에게는 ‘평생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법안에 각각 서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 '전직 국가원수의 예우에 관한 법안' 2개에 서명했다. 이 법안들은 대통령 서명과 함께 공식 발효했다.

푸틴 대통령, 전직 대통령의 평생 상원의원 권한에 관한 법안 서명/얀덱스 캡처 

'전직 국가원수 예우에 대한 법안'은 우선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의 면책 특권을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옐친 대통령의 자진 사퇴후 만들어진 '전직 대통령 면책특권' 법안이 지난 7월 개헌과 이번 법안 수정으로 면책 대상이 가족으로 확대되고, 면책 범위도 넓어진 것이다.

물론 예외 조항은 있다. 국가반역죄 등 중범죄를 저지를 경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승인을 거쳐 면책 특권이 박탈된다.

두번째 법안은 '한번 대통령은 영원한 상원의원'이라는 대원칙을 확정했다. 대통령은 퇴임후 자동적으로 평생 상원의원이 되는 것이다. 이 법안은 또 대통령에게 상원의원 30명을 지명하고, 이중 국가 발전에 기여한 7명에게는 평생 자격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현재로서는 전직 대통령 예우 법안들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2008~2012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뿐이다. 메드베데프 전대통령은 본인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상원의원직에 오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포기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경우, 이 법안이 적용된다.

푸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전대통령/출처:크렘린.ru

이 법안들은 지난 7월 국민투표로 채택된 헌법 개정안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입법 제안한 것이다. 종신 집권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이 만든 퇴임후 안전장치 중 하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가디언은 한 술 더 떠 “푸틴 대통령의 법안 서명이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테러 용의자 자백(?)(보도)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고 타이밍을 문제삼기도 했다. 나발니는 용의자와 통화한 뒤 “나의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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