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로 쑥쑥 커가는 러시아 음식배달 서비스 - 디지털화 앞당긴다
신종 코로나로 쑥쑥 커가는 러시아 음식배달 서비스 - 디지털화 앞당긴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2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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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신종 코로나(COVID 19) 여파로 식료품 배달서비스가 크게 늘어났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비스가 중소 규모 도시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러시아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는 한국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보인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대부분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레스토랑(통칭 식당 혹은 전문점)에 직접 주문하거나, 배민과 같은 배달업체의 도움을 받는다. 또 식료품은 쿠팡이나 마켓켈리, 대형 마트에 주문을 넣는다.

러시아는 식료품 구매의 경우, 장보기에서 배달까지 모든 과정을 대행해 주는 중개업체 즉 ‘애그리게이터’(Aggregator)가 있다. 이들은 사이트에 식품 카탈로그만 갖고 있을 뿐,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이 자체 창고는 보유하지 않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각 마트에 나가 있는 직원들이 식품을 쇼핑한 뒤 집으로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러시아의 다양한 식료품 배달원들 모습/홈피 캡처

대표적인 업체로는 ‘스베르마켓’과 ‘아이굿즈’ 등이 있다. 이들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전역의 100여개 도시에서 식료품 쇼핑및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베르마켓'은 모스크바의 경우 2시간 내에 배달이 가능하다고 큰소리친다. 이용자들은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식 '로켓배송'이나 다름없다.

마트에서 주문한 브랜드의 상품이 없을 경우, 전화로 상의를 한다. 아주 친절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평가 때문이다. 이용자로부터 만점인 5점을 받아야만 '주문'이 잦아지고, 그만큼 돈을 벌 수 있다. 러시아에서 인터넷 주문 택시(얀덱스 택시)를 이용한 뒤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가가 나쁜 차량은 손님을 많이 태울 수 없다.

스베르마켓(위)와 아이굿즈 홈페이지/캡처

물론 자체 창고를 보유한 업체도 있다. 올해 문을 연 ‘우트코노스’(Utkonos)와 ‘사모카트'(Samokat)는 시내에 창고를 두고 신속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모스크바 시내에서는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모카트 배달원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자체 창고를 보유한 사모카트(위)와 우트코노스/캡처

음식 배달은 어떨까? 신종 코로나로 '집콕'시대가 열리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주택가 인접 마트에는 원래부터 소위 가정 간편식(HMR)이 판매되고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와 닭가슴살이나 소고기 볶음밥, 파스타류, 샌드위치 등이 인기를 끌었다. 퇴근하는 주부들이 단골 고객이었다.

하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트까지 나오는 게 아니라. 주문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주문은 메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아즈부카 프쿠사 측은 "가정간편식 중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샐러드와 소고기 볶음밥류, 파스타류"라고 밝혔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전 국민이 '휴무및 자가격리'에 들어가기 전인 3월을 기준으로 4월에는 음식 배달 주문량이 70% 급증했고, 5월에는 2배 늘어났다. 증가세는 7월까지 유지되다가 '봉쇄 조치'가 해제된 후 수그러졌다고 한다. 2차 파동이 시작된 10월부터 다시 음식 배달 주문량이 급증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판단된다. 

주요 레스토랑의 주문 배달도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비키니 차림의 여성 배달원을 내세워 홍보하기도 했다.
 

SNS에 올라온 야쿠츠크 지역 속옷 차림의 음식 배달 여성들/캡처
SNS에 올라온 야쿠츠크 지역 속옷 차림의 음식 배달 여성들/캡처

 

위로부터 레벨 키친과 그로우 푸트, 아즈부카 프쿠사 홈피/캡처

배달 음식 전문업체로는 래벨 키친(levelkitchen.com)과 그로우 푸트(GF, growfood.pro) 등을 들 수 있다. 단순한 메뉴로는 경쟁력이 없으니, 하루 칼로리에 맞춘 맞춤형 식단이니, 건강식이니 하는 문구로 고객의 눈을 잡아챈다.

코트라 보고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러시아 내 HMR 주문량이 전년도 대비 3배 증가했다. 평균 주문 금액도 올해 들어 10개월여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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