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 책임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조기총선 뒤 퇴임' 카드 뽑았으나, 야당은..
패전 책임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조기총선 뒤 퇴임' 카드 뽑았으나, 야당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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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로 집권한 파쉬냔 총리, '퇴임 시위' 에 밀려 물러날 위기 직면
조기총선 통한 집권연장 계획에 범야당측, "꼼수 부리지 말고 당장 물러나"

북카프카스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의 전쟁에서 패퇴한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가 25일 "내년에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전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야권은 '선 퇴진-후 총선'을 요구하고 나서 파쉬냔 총리의 운명은 새해 초반에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파쉬냔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고르노-카라바흐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총리직에 연연하지 않고, 2023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내년으로 앞당겨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파쉬냔 총리, 조기 총선 뒤 퇴진 발표/얀덱스 캡처  

그의 조기총선 제안은 지난 달 10일 나고르노-카라자흐 평화협정 체결 이후 수도 예레반으로 중심으로 벌어진 범야권의 '즉각 퇴진' 시위에 대한 대응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예레반에서는 평화협정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파쉬냔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돼 왔다. 지난 24일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정부청사로 진입하려다 경찰병력과 충돌, 수십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수도 예레반에서 '총리 퇴진' 시위를 벌이는 야권 인사들/러시아 언론 동영상 캡처

지난 2018년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실제로는 이원집정부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장기 집권'을 노리는 집권당에 대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집권한 파시냔 총리는 3년만에 또다른 '시위 사태'로 물러날 공산이 더욱 커졌다.

결정적인 패착은 역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중재안을 거부한 것. 국력에서 밀리는 '숙적'인 이웃 아제르바이잔과 '무리한 전쟁'을 계속하다 결국 더 버티지 못하고 사실상 항복하는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니, 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아르메니아 야권, 조기총선에 반대/얀덱스 캡처 

하지만 파쉬냔 총리는 의회 다수당의 지위를 활용해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고, 범야권은 '총리 사임' 대규모 시위로 맞섰다. 불과 두달도 채 버티지 못하고 '조기 총선' 카드를 던진 파쉬냔 총리 정부는 이미 '붕괴의 길'로 들어섰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집권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파가 이미 파쉬냔 총리에게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범야권은 파시냔 총리의 '조기 총선 카드'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야권 주요 인사들은 26일 "조기 총선은 파시냔 총리가 권력을 유지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사퇴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파쉬냔 총리가 행정조직을 총동원해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야당인 '조국'당 아르센 바바얀 당수는 이날 페북을 통해 "아댱은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더욱 가열찬 퇴진 시위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평화협정에 따라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떠나기 전 살던 집을 불태우고 있다/사진출처: SNS

앞서 파쉬냔 총리는 지난달 10일 푸틴 대통령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3자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아르메니아는 지금까지 지배해온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상당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에게 넘기고, 철수해야 한다. 또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이 지역 질서 유지를 맡도록 했다.

야권은 이 협정을 숙적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항복문서'라고 공격하며, 파쉬냔 총리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시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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