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공세에 밀린 일본의 혼다자동차, 러시아 시장을 떠난다
현대기아차 공세에 밀린 일본의 혼다자동차, 러시아 시장을 떠난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1.01 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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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드, GM도 철수 - 현지 전문가 "한국 중국 독일 브랜드만 남을 것"

미국의 포드, GM자동차에 이어 일본의 혼다자동차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혼다자동차 러시아 법인은 지난 30일 오는 2022년부터 러시아 딜러들에게 신차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혼다 측은 "이 결정은 본사의 자동차 개발및 마케팅 전략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그러나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차의 러시아 공급은 계속되고, 자동차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혼다 자동차, 2022년 러시아에 자동차 공급 중단/얀덱스 캡처

이에 따라 러시아 수입 자동차 시장은 한국과 중국,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도요타, 닛산과 함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한 일본의 '3대 브랜드'로 꼽혔던 혼다자동차의 철수는 이미 몇년 전부터 예상된 결과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판매 마케팅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러시아 현지에 제조(조립)공장이 없이 유통및 가격 경쟁력마저 뒤떨어진 상태에서 판매망을 계속 유지하기는 불가능했다는 것. 

혼다 측은 지난 10여년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유가 폭락 등으로 러시아 루블화 환율이 몇차례나 요동치자, 환율 등을 이유로 현지 마케팅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자동차 마케팅 전문가인 아르춈 보브초프는 언론 인터뷰에서 "혼다 자동차는 지난 5년간 러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며 "신종 코로나(COVID 19) 팬데믹(대유행)의 여파로 혼다자동차 판매는 올해 1,500~2,000대에 그쳐 더 이상 판매망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기아차는 러시아에서 올해 1∼11월 18만1706대, 현대차는 14만6890대를 팔아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러시아 브랜드 아브토바즈 라다(30만2744대)다.

미국의 포드와 GM 자동차가 러시아 시장을 떠난 것도 혼다 측의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지난 2019년 러시아 현지 조립공장을 폐쇄했고, GM자동차도 2020년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을 현대차에 매각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중이다.

혼다 자동차 모델/출처:혼다

러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끈 혼다자동차 브랜드는 '혼다 CR-V 시리즈'와 '파일럿 크로스 오버'다. CR-V 크로스 오버는 러시아에서 베스트셀러 모델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혼다 측이 2022년부터 신차 공급을 중단하면, 'CR-V 크로스 오버' 모델의 인기도 시들해지면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급격히 한국과 중국, 독일 자동차 브랜드간의 각축장으로 변할 전망이다. 보보초프는 "혼다가 러시아 시장을 떠나는 마지막 브랜드가 아닐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러시아 시장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독일 자동차 브랜드만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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