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게임 체인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러시아 무기 체계 베끼기?
북한의 '게임 체인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러시아 무기 체계 베끼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1.10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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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 미국 군사시찰단에도 공개
해상발사 '찌르꼰' 시험 발사에 전력, 연속발사 시험에도 도전

북한이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추진 잠수함(핵잠)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분명히 했다. 동북아 '게임체인저' 개발 경쟁을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 뒤를 따랐다. 여기서 '게임체인저'란 기존의 미사일 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무기를 말한다.

극초음속 무기 보유를 제일 먼저 천명한 국가는 러시아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미국과 경쟁하는 러시아의 첨단 신무기를 소개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그 때 미국의 주목을 끈 게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Авангард)'다. 북한이 아반가르드 미사일 기술을 몰래 들여와 극초음속 활공비행 기술을 축적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이유다.

아방가르드 미사일은 지상 99㎞의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궤도를 수정해가며 목표를 향해 빠르게 날아간다. 최대 시속 3만3000㎞.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 만큼, 미 공군 측은 '아방가르드'가 러시아 극동에서 15분 이내 미국 본토를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우크라인카 미사일 기지에서 아반가르드를 발사할 경우, 탑재한 핵탄두(최대 16개)로 미 서부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 

북한 역시, 비슷한 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할 수 있다면, 미 본토를 십여분만에 타격할 수 있다.

아반가르드 미사일/출처:러시아 국방부

러시아는 지난 2019년 11월 미-러 새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New START)에 따른 투명성 강화 조치의 일환이라며 러시아를 방문한 미 군사사찰단에게 아방가르드 미사일을 전격 공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발사 시험하는 극초음속 무기는 '찌르꼰' (циркон) 미사일이다. 새해 들어서도 찌르꼰 시험발사 계획이 현지 언론에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아드미랄 고르쉬코프함은 새해에 처음으로 찌르꼰 미사일 연속 발사 시험을 실시한다/러시아 언론 관련기사 캡처

치르콘이 상대에게 위협적인 것은 해상발사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소위 프리깃함에 장착된 찌르꼰은 언제 어디서든 상대를 향해 발사가 가능하다. 중점적으로 감시가 가능한 지상 발사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올해(2021년) 말까지 북방함대 소속 프리깃함 아드미랄 고르쉬코프 (Адмирал Горшков) 함에서 치르콘의 연속 발사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드미랄 고르쉬코프함은 지난해에만 3차례 찌르꼰 발사 시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는데, 모두 단발 발사 시험이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는 단발 시험을 4차례 정도 한 뒤 하반기에 연속발사 시험에 도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속 발사 시험은 해상과 지상에 있는 복수의 표적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는지 여부와 강력한 미사일 방해전파를 뚫고 목표물을 제대로 타격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것으로 알려졌다. 

찌르꼰 미사일 발사 장면. 위로부터 발사대가 열리고, 미사일이 발사대를 빠져나와 화염과 함께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출처:국방부 공개 동영상 캡처

찌르꼰 미사일은 지난해 10, 11, 12월 연속으로 이뤄진 발사 시험에서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드미랄 고르쉬코프 함이 백해상에서 찌르꼰 미사일을 발사해 350㎞ 이상 떨어진 아르한겔스크 지역의 표적을 정확히 맞춘 것으로 발표됐다. 당시 미사일의 비행 속도는 마하 8이상, 고도는 29㎞였다. 

10월 초에 처음 발사된 찌르꼰 미사일은 마하 8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날아 바렌츠해의 표적을 타격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찌르꼰 미사일은 육상과 해상 표적을 모두 타격할 수 있으며, 기존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탑재용으로 건조했거나 건조하고 있는 함정은 물론, 잠수함에도 탑재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찌르꼰 미사일은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발사를 위해 설계된 함정용 3S-14 발사관에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발사관은 현재 '프로젝트 22350'의 프리깃함과 '프로젝트 20380'의 초계함에 탑재돼 있다. 

러 국방부, 불라바 미사일의 연속 발사 공개/얀덱스 캡처

미사일 연속발사는 찌르꼰이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12일 태평양함대 소속 핵추진잠수함 '블라디미르 모노마흐'가 오호츠크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불라바' 연속 발사 훈련을 펼쳤다고 밝혔다. 모노마흐 함은 잠수 상태에서 미사일 4발을 연달아 발사해 수천km 떨어진 서부 아르한겔스크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한다. 모노마흐함이 불리바 미사일 4발을 연속 발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국방부는 소개했다. 

러시아 핵잠수함에 지난 2013년 실전 배치된 '불라바'는 핵탄두를 최대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보다 12.5배나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사거리는 1만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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