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싸운 아제르-아르메니아 정상, 모스크바서 마주 앉아 미래 설계?
치열하게 싸운 아제르-아르메니아 정상, 모스크바서 마주 앉아 미래 설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1.12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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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예프 대통령와 파쉬냔 총리, 푸틴 대통령 중재하에 모스크바서 3국 정상회담
분쟁지역 '나고르노 카라바흐' 공동 개발 성명 발표 - 국경선 획정 등은 계속 추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배권을 놓고 6주 가까이 치열하게 싸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두 정상이 모스크바에서 휴전 후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그러나 여전히 묵은 감정이 많이 남아 있는 듯, 러시아 크렘린 영상 자료에서도 두 정상이 서로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없다.

크렘린에서 마주 앉은 푸틴 대통령(오른쪽),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사진출처:크렘린.ru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약 4시간 가량 회담한 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경제 발전 및 인프라 사업 추진을 위한 3자 실무그룹 창설에 관한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3국이 함께 개발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3국 부총리들이 합의 이행을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중재하에 이뤄진 3국간 모스크바 회담에서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러시아 평화유지군 활동과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간 국경선 획정, 인도주의 문제, 문화유산 보존 등이 집중 논의됐다. 

푸틴 대통령, 알리예프 대통령, 파쉬냔 총리가 나고르노-카라바흐 공동성명에 서명. 공동 기자회견 장면이다/얀덱스 캡처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 회견에서 “우리가 합의한 공동 성명은 상호 경제적 유대 관계를 구축하고, 인프라 개발을 위한 단계를 담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3국 부총리가 이끄는 실무 그룹이 '교통 인프라 및 지역 경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알리예프 대통령도 "이날 논의된 통신 네트워크의 재개통은 예레반(아르메니아)와 바쿠(아제르바이잔)의 이익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쉬냔 총리는 "오늘 회의에서 전쟁 포로 문제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지위를 최종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3국이 지난해 11월 평화협정에 서명한 뒤 휴전 합의가 지속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며 "당사국들의 이익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공정하게 해묵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다"고 상생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는 또 "나고르노-카바라흐 지역의 양측 대치 전선에 평화유지군이 배치돼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4만8천 명 이상의 난민들이 이 지역으로 귀환했다"며 향후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나아가 "민스크 그룹과도 휴전 유지를 위한 활동들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스크 그룹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992년 결성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협의체다.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당시 장면/사진출처:아르메니아 국방부
전쟁에서 패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시위대에 의해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출처:러시아 언론 동영상 캡처

지난해 9월부터 6주 가까이 치열하게 교전했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11월 9일 푸틴 대통령의 중재로 3국 평화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이 협정에 따라 아르메니아는 그때까지 통제해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상당 부분과 주변 점령지 등을 아제르바이잔 측에 돌려주고 해당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다. 사실상 패전한 아르메니아에서는 파쉬냔 총리에게 그 책임을 묻는 '퇴진 요구'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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